대추벌 성매매집결지 ‘공론장’ 개설... 파주시 행정 신뢰도 도마 위

지난 4월, 3일간 있었던 제14차 행정대집행 실시 당시 철거 모습. 사진/파주시대 DB
- 정책 지체 막으려면 투트랙 전략과 ‘민·관 합동 상설 협의체’ 운영 필요
- “‘폐쇄 여부’ 아닌 ‘폐쇄 방법’만 논의해야... 시민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것”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해체(폐쇄)를 위한 ‘공론장’ 개설이 확실시되면서, 사업 진행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파주시의 행정 신뢰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미 집결지 폐쇄 직전 단계까지 도달했다고 평가받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공론장을 개설하는 것을 두고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해관계자 간의 치열한 공방으로 논의가 공전되거나, 올 연말이라는 시한을 넘겨 사업이 장기화될 위험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3년간 성매매 근절을 위해 현장에서 헌신해 온 시민단체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거의 다 왔는데 왜 다시 원점에서 논의하느냐”는 무력감마저 감지된다. 이는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공론화 과정이 폐쇄 시기를 늦추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시 차원에서 해체 시기를 지키면서도 이해관계자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핵심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파주시 “성매매집결지 해체 목표는 불변... 안정적 완결 위한 조치”
파주시는 성매매집결지 해체라는 최종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시는 폐쇄 마지막 국면으로 갈수록 이해관계가 응축되면서 법적·물리적 충돌과 지역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충돌이 오히려 해체를 지연시키거나 향후 공간 전환 이후에도 ‘갈등의 연장선’이 될 수 있어, 해체를 안정적으로 완결하고 사후 정착을 돕기 위해 공론화를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지난 3년간의 해체 과정에서 성매매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생활 불편, 상권 및 주거환경 변화, 안전 우려, 지역 이미지 훼손 등의 부담을 감내해 온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던 측면도 고려됐다.
파주시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입장을 명확히 했다.
“공론화는 이러한 부분을 보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서로 납득할 수 있는 전환 방향과 상생 방안을 함께 만들기 위한 장치다. 파주시는 공론화가 지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전 설계를 명확히 하고 의제, 기간, 절차를 분명히 확정해 공백을 막겠다. 또한 논의된 결과가 즉시 실행될 수 있도록 로드맵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론장이 오히려 ‘갈등의 증폭기’가 될 수 있다는 역효과도 제기된다. 찬반 양측의 입장이 워낙 첨예한 만큼, 공식적인 무대에서 갈등이 크게 폭발해 지역 사회의 분열이 심화되는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공론화 중에도 단속·행정 절차는 중단 없이 진행돼야”
파주시의회 A 의원은 정책 지체를 막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제언했다. 시장의 확고한 근절 의지와 법적 절차 준수를 모두 챙기기 위함이다.
A 의원은 “기한과 범위를 제한하고 ‘폐쇄 여부’가 아닌 ‘폐쇄 방법’만 논의해야 한다”며 “공론장에서 ‘대추벌을 폐쇄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의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체라는 목적지는 불변의 전제로 못을 박아두고, 종사자 자활 지원이나 주변 지역 활성화 방안 등 폐쇄 과정의 부작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만 논의를 집중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 강 모(45) 씨 역시 “공론화 기구가 가동되는 중이라도 건축법 위반 소송, 소방 및 위생 단속, 성매매 알선 처벌 등 기존의 법적·행정적 압박 조치는 단 일주일도 멈추지 않고 가동되어야 한다”며 “그래야 집결지 측이 공론화를 ‘시간 끌기용 방패’로 쓰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소통 채널을 단일화하기 위한 ‘민·관 합동 상설 협의체’ 운영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시작된 반성매매 시민단체와의 간담회를 정례화해 이번 과정이 행정 후퇴가 아닌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임을 공유하고, 현장 활동가들의 안전과 법적 보호 대책을 최우선으로 수립해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시장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이번 공론화는 정책을 후퇴시키는 ‘쉼표’가 아니라 법적 분쟁을 원천 차단하고 집결지를 완전히 해체하기 위한 ‘마지막 쐐기’를 박는 과정으로 통제·관리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제와 기한을 철저히 제한하는 행정적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파주시는 해당 공간을 성평등과 문화가 공존하는 시민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고 새로운 지역 명소로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