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대

<기획>-멈춰 선 연풍리 ‘용주골’… 단순 폐쇄 넘어 ‘주민 삶의 회복’으로

주민 103명 설문으로 본 파주 성매매 집결지 전환의 과제

입력 2026.11.02 22:49수정 2026.11.02 22:56김영중 기자pajusidae@naver.com54

- “폐쇄 후 상권 고사·소득 감소”… 그늘에 가려진 주민 생존권 위기

- 관 중심 밀어붙이기 탈피, ‘주민 주도·행정 지원’ 결합 모델 찾아야

파주시 연풍리 일대, 흔히 ‘용주골 대추벌’로 불리는 성매매 집결지 전환 사업이 기로에 섰다. 집결지 정비라는 당위성 뒤편에서 오랜 기간 삶터를 잡아 온 지역 주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고사와 생활 불편은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발표된 ‘성매매 집결지와 주변 주민 설문조사’ 결과는 집결지 정비 정책이 단순한 물리적 공간 철거나 단속에 그쳐서는 안 되며, 주민들의 ‘생계 회복’과 ‘지역 재활성화’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여실히 보여준다.

설문조사 기간은 10월 21일~24일까지 4일간 성매매 집결지 해당 지역인 연풍2리 주민과 기타 연풍지역으로 나눠 서면 설문조사로 조사했다. 전체 인원 103명으로 연풍2리 69명과 나머지 기타 연풍지역 34명이다.

■ “가게 문 닫고 일자리 사라져”… 주민 97%가 체감하는 침체의 늪

이번 조사는 연풍2리 노성구 이장과 연풍다움 성경용 이사장, 한국공론포럼 박태순 대표 등이 연풍리 주민 103명을 직접 찾아가 면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는 충격적일 만큼 엄중하다. 연풍2리 주민의 97.1%가 “지역이 매우 침체됐다”고 답했으며, 폐쇄 추진 과정에서 빈 건물과 빈터가 늘어나고(98.6%), 지역 소비 및 상업 영업이 완전히 위축됐다(98.6%)고 호소했다.

그동안 성매매 집결지 정비 논의에서 정작 이곳에 거주하며 식당·세탁소·슈퍼 등을 운영하던 주민들의 생계 위기는 후순위로 밀려나 있었다. 설문 결과 역시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대책으로 ‘소득·생계·생활비 부담 완화’(73.5%)와 ‘살집·일자리 부족 해결’(47.1%)을 1순위로 꼽고 있음을 보여준다.

■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기존 사업 인지·참여는 저조

주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의 원인은 기존 지역 활성화 사업에 대한 체감도에서도 드러난다. ‘기존 지역 활성화 사업을 알고도 참여하지 않았다’거나 ‘사업 자체를 몰랐다’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주민들의 실제 생활 수요와 행정의 지원 정책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했던 셈이다.

공론장에 바라는 내용을 묻는 질문에서도 주민들은 단순한 구호보다 ‘지역 경제 및 일자리 회복’(82.6%)과 ‘다양한 주민 의견의 구체화’(64.7%)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는 거창한 재개발이나 외지 자본 유치보다는, 현재 살고 있는 주민들이 계속 정주하며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 시급함을 의미한다.

■ 주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뒷받침하는 ‘생활 전환’ 필요

주민들은 지역 활성화 추진 주체로 ‘주민·상인 중심, 행정 지원’(연풍2리 79.7%) 방식을 절대적으로 선호했다.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주도하거나 민간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에는 낮은 지지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용주골 전환 사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위험 공간을 관리하고 정비하는 ‘공간 전환’과 더불어, 주민들의 경제 회복과 생활 편의를 연결하는 ‘생활 전환’이 동시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론장을 이끌고 있는 박태순 대표는 “주민이 문제 정의와 대안 평가에 직접 참여하고, 행정이 이를 뒷받침하는 협력적 구조가 마련되어야만 용주골의 진정한 변화와 회복이 가능하다”며 “12월 예정된 주민 시민토론회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도출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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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중 기자
pajusid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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