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파주시의회를 보자면 점입가경(漸入佳境 : 시간이 지날수록 하는 짓이나 몰골이 더욱 꼴불견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 표현하고 싶다.
오는 18일이면 파주시의회가 파주시의 2025년도 예산 및 각종 조례안 등을 확정지으며 회기를 마감한다.
회기중 가장 민감한 부분은 예산을 다루는 일이다. 시민들에게 부여받은 감시기관 역할을 하는 시의원들인데 최근 파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통상적으로 파주시의회는 집행부(파주시)가 계획한 예산을 어디다 쓰는지 자세히 들여다 보고 불필요한 예산은 삭감하고 꼭 필요한 예산은 증액하거나 올라온 예산들은 원안가결된다.
파주시의회는 15명의 의원 중 국민의힘 7명, 민주당 7명, 무소속 1명이다. 그런데 최근 예결위에서 보여주는 행태를 보면 가관도 아니다. 집행부를 감시해야 하는 시의원들은 누구를 위해 일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2025년도 예산안 문제로 민망할 정도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예결위원들은 국민의힘 소속의원들이 4명이다. 지자체장의 핵심 사업들에 대해 얼마든지 예산을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이다. 다수석을 가진 당의 힘인 것이다.
그런데 시의회 민선8기에 와서는 누가 여당이고 누가 야당인지 모를 정도로 웃음을 참기 힘든 광경들이 자주 연출되고 있는 가운데, 집행부(시장)를 위해 일하는 의원인지 시민들을 위해 일을 하는 의원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파주시의회 내에서는 여야 관계없이 ‘반 김’, ‘친 김’의 유행어가 생길 정도다. 이 뜻은 김경일 시장을 옹호하는 의원과 김 시장의 반대편에 있는 의원들을 표현하는 비속어이다.
회기중에는 피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실제로 지난 11월 29일 상임위가 종료되고, 국민의힘 의원과 시청 국장이 저녁 식사 초대받은 곳이 같은 장소라 자리에 동석한 사실이 있었다.
이날은 파주시가 밀어붙이고 있는 성매매집결지 폐쇄와 관련해 집결지 내에 있는 가옥 8채를 39억 원의 예산을 들여 사들이는 것으로 예비 심사(심의)하는 날이었다.
여러 사람들이 만난 자리라 예산과 관련된 부분은 한 글자도 꺼내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 말이 사실이라도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적절치 않다는 뜻이다.
해당 상임위인 자치행정위원에서 현재 가옥 구입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부 의원들이 전액 삭감으로 밀어붙였으나 반대로 100%로 상정됐다. 이 위원회에는 7명중 국민의힘 소속의원은 4명이다. 여기에는 전액 삭감을 동의하는 민주당 의원도 있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번에는 반대로 민주당에서 삭감을 주도했다. 도시상임위원회에서는 12월 11일 2025년도 파주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 예산 437억 원 중 30%에 해당되는 137억 원을 삭감했다.
이유는 원가산정 용역사가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가공해 결과를 도출하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아 삭감한다고 하고 추경 때 소명이 되면 예산을 원상태로 살린다고 했다.
그런데 예결위 심의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대해 보류된 상태이지만, 삭감을 주도한 민주당 의원과 이를 살리려는 국민의힘 의원간 고성과 욕설로 이어지며, 결국 명예훼손 등으로 경찰에 고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특히, 이번 예결위에서는 여야 의원 구분없이 일부(일명 친 김 : 시장 옹호 의원)들이 예산 삭감의 부당성을 유도하는 질문들을 쏟아내 의아해하는 공무원들이 많이 있을 정도다.
모 의원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지”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한다. 어떤 조직이든 각자의 소견을 밝혀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때로는 조직의 힘이 필요할 때도 있다. 특히 정당 정치에서는 절대적일 때도 있다. 현재의 국회를 생각하면 간단할 것이다.
이 상황을 본 공무원들은 의원들의 ‘질의 수준(의원 자질)이 낮다’, ‘공부좀 해라’, ‘거꾸로 된거 아냐?’ 등 비아냥 섞인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여야가 바뀐 보기드문 상황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시청 대다수 공무원들이 회기때는 컴퓨터를 통해 진행 상황을 다 보고 있는 터라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게다. 이구동성으로 “너무 재미 있다”고 한다.
예결위는 17일(화) 2025년도 본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안과 2024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 각 상임위의 최종 예산안을 심의하고 확정 짓는 날이다.
친김인지 반김인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파주시민들은 부여해준 권력으로 시의원들이 똘똘 뭉쳐 혈세가 허투루 사용되지 않게 집행부를 견제하길 바라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가면 갈수록 파주시의회의 모습은 점입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