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코스모스가 피었다.
가을은 아직도 겨울에 더 가까이 있는데,
코스모스는 여름을 즐기고 있다.
철 이른 코스모스가 무더위 속에서 활짝 피었다.
세상에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용서를 구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의 감정을 그토록 상하게 하고 또 우리를 그토록 화나게 만들었던 많은 사람들은 잘못을 했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은 채 그들의 인생을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용서를 청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용서를 해야만 한다.
이는 용서가 힘들게 노력해서 벌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공짜로 나누어 주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남을 용서할 때 내 마음속에 있는 분노와 증오가 해소된다.
나의 영혼을 비로소 자유롭게 풀어놓을 수 있다.
그러므로 남에게 베풀어준 용서는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이 되기도 한다.
용서는 꿈을 현실로 바꾸어 주고 미래를 위해 도와주는 절대적인 힘이다.
결국,
이런 다짐이 필요하겠다.
‘나는 나의 용서를 빌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용서하겠다. 생각 없고 배려 없는 사람들이 내 앞길에 무심코 내던진 말이나 행동에 분노로 펄펄 끓을 이유가 없다. 왜냐면 나의 가슴을 아프게 한 사람들은 자신의 소행을 조금도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 나의 용서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아무 조건 없이 용서할 것이다. 나는 매일 용서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맞이하겠다.’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 주는 것이 용서의 의미라면,
그로인해 나의 영혼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선물같은 행위가 용서라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다짐하고 또 다짐할 뿐이다.
코스모스는 신이 사랑으로 만든 최초의 습작이라는 전설이 있다.
아주 먼 옛날,
신은 자신이 창조한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하여 ‘꽃’을 만들기로 결심하였다고 한다.
처음으로 만들어 보는 꽃이기에,
신은 꽃잎의 길이를 늘려보기도 하고 줄여보기도 했으며, 꽃잎에 여러가지 색을 넣어보는 등 다양한 시도와 정성을 들였다.
그렇게 탄생한 최초의 습작이 ‘코스모스’이다.
코스모스는 ‘애정, 조화, 소녀의 순정, 의리”란 꽃말을 가지고 있다.
할 수만 있다면 꽃말에 ‘용서’를 추가하고 싶다.
신이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 ‘사랑’이라면, 최초의 선물은 아마도 ‘용서’가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코스모스가 피었다.
한여름의 펄펄 끓는 무더위를 즐기고 있다.
세상에나.
세상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