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기쁨'의 일반적인 사전적 정의는 '즐거운 마음이나 느낌'이지만
대표적인 영어사전인 메리암-웹스터에서는 기쁨을
'안녕, 성공, 행운 또는 자신이 갈망하는 것을
소유하게 될 가능성에 의해 솟아오르는 감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메리암-웹스터가 대표적인 영어사전이라고 하지만
내면적 즐거움인 기쁨이라는 감정을 너무 세속적인 가치에 입각해서
정의해 놓은 느낌이다. 적어도 내 생각엔 그렇다.
'소유하게 될 가능성'이 없어도 내면으로부터 차오르는 즐거움은 참 많다.
좋은 음악이나 자연의 소리를 듣게 되었을 때,
아름다운 그림이나 풍경을 보았을 때,
좋은 차나 커피의 향을 맡거나 그 맛을 음미할 때.
비록 소유할 수 없지만 즐거운 마음이 된다.
기쁨이다.
좋은 사람과 좋은 풍경을 보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 시간 자체가 '기쁨'이다.
소유하게 될 가능성에 의해 솟아오르는 갈망의 감정이 아니라는 말이다.
어느 한 순간도 영원히 소유할 수 없는 시간이긴 하지만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면 바로 그 순간의 시간이 기쁨이다.
그런데 시간은 누구에게나 유한하다.
일반적인 사전이나 메리암-웹스터나 어떤 가치를 기준으로
무엇을 어떻게 정의할 수는 있지만 시간을 멈춰 세울 수는 없다.
그러므로 바쁘다는 이유로 또는 중요도를 따져가며 기쁨의 시간을 미루어서는 안된다.
소유하게 될 가능성에 의해 솟아오르는 감정이라는 메리암-웹스터식 기쁨일지라도
그냥 흘려보내거나 무언가에 쫓기듯 보내는 시간보다는 훨씬 큰 즐거움이지만,
그렇더라도 나는 메리암-웹스터의 정의보다는 일반적인 사전의 정의에 동의한다.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