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피해 키우는 군남홍수조절지

임진강 수생태계 파괴하고 어민피해도 심각

입력 : 2020-06-18 20:57:09
수정 : 2020-06-18 20:57:09

▲ 군남댐 전경


파주어촌계-북파주어촌계-파주환경운동연합은 “수자원공사는 군남댐과 한탄강댐을 홍수조절지라는 본래 목적에 맞게 운영하라”고 촉구했다. 군남댐은 임진강 남한 최전방에 위치한 댐이다.

18일 이들이 낸 성명서에 따르면 군남홍수조절지와 한탄강댐은 모두 홍수조절지이다. 이 댐들은 1996, 98, 99년 문산지역에 세차례 대홍수와 2009년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로 9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심각한 재산피해를 입으면서 만들었다. 

평상시에는 수문을 열어놓고 있다 비가 많이 오면 수문을 닫아야 한다. 남북공유하천인 임진강의 불확실성 때문에 북한지역인 임진강 중상류지역에서 비가 많이 오면 댐의 수문을 닫아 하류 지역인 임진강 파주권역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댐이라고 밝혔다. 임진강 하류 어민들은 장마철엔 항상 공포에 떨고 있다.

그런데 수자원공사는 그간 그 취지와는 달리 농업용수 공급을 명분으로 담수를 해놓고 4월부터 하루 일정량의 물을 방류했다. 문제는 담수를 하다보니 저장용량이 줄어 수문을 닫아야 하는 홍수 때 반대로 수문을 열어 홍수 피해를 키워왔다며 홍수조절기능을 하지 못하는 홍수조절지를 왜 만들었나?라고 반문했다.   

일례로 최근 비가 온 지난 6월 2일 오전 9시 30분부터 비가 내리자 10시 30분에 수자원공사에서는 긴급문자가 타진됐다. 수자원공사는 이날 문자를 통해 65.5mm의 비가 내렸다며 댐수위가 24.46EL로 상승, 252.4㎥/s의 물이 유입돼 239.4㎥의 물을 방류하니 대비하라는 것이다. 

한시간여 동안 내린 65.5㎜를 감당하지 못하고 수문을 연다면 홍수조절지가 왜 필요한 것인가. 이로 인해 장어 치어를 잡기 위해 설치한 어구들이 떠내려가고 유실되는 바람에 어부들은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이것이 올해 처음이 아니라 군남홍수조절지 완공 이후 매년 반복됐던 일이다. 

그러면서 환경부는 군남홍수조절지 담수로 인해 망가지는 수생태계 더이상 방치하지 마라! 우리는 군남홍수조절지 담수로 인해 임진강 수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 담수를 한 이후 강의 유량이 급격히 줄었고, 그로 인해 임진강 퇴적량도 늘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또 하나 심각한 문제는 담수했던 차가운 물을 황복, 웅어 등 물고기들 산란철에 방류를 하여 물고기들이 산란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어민들은 봄철이면 정부 보조로 인공수초로 된 산란서식장을 설치한다. 통상 물고기들이 산란하기 좋은 온도를 18℃~24℃로 권장한다. 온도가 맞으면 물고기들이 자연부화를 한다. 

그런데 이 시기 군남홍수조절지 물을 방류하면 수온은 13℃~15℃로 낮아져 산란서식장에서도 자연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   

군남홍수조절지를 담수하고, 담수했던 차가운 물을 방류하는 것 때문에 이래저래 임진강 수생태계가 파괴되고 그 피해는 물고기와 어부들이 당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에 반복됐었다.  

3개 단체 관계자는 “군남홍수조절지는 다목적 댐이 아니라 홍수조절지이다.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건을 계기로 환경과 생태에 미치는 우려의 시각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진 것이다. 이 댐들을 본래 목적을 외면한 채 담수하는 것은 홍수피해를 키우는 행위이다. 군남홍수조절지를 본래의 목적에 맞게 운영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