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도 않은 구봉 송익필 선생 인물사진 다른 인물로 둔갑

필자는 파주문화원 산하 부설 책임자, 역사의식 논란...자신이 올린 글을 1년 동안 한번도 못봤다...?

입력 : 2017-06-12 05:30:17
수정 : 2017-06-12 05:30:17


▲파주문화원 홈페이지 캡쳐 사진 확대



▲사계 김장생 영정



▲지난 11일 파주문화원 홈페이지 캡쳐한 사진

율곡 이이, 우계 성혼 선생과 함께 ‘삼현수간’으로 유명한 구봉 송익필 선생의 인물사진이 다른 인물로 둔갑해 파주 문화와 역사를 다루는 문화단체의 역사의식이 제고되고 있다.

특히, 이 홈페이지에 글을 게재한 필자의 프로필에는 구봉 선생의 학문을 기리고자 지난해 구봉문화학술원이 창립된 단체의 사무총장 직함과 또다른 단체 산하 부설 파주향토문화연구소장직을 가지고 있어 대표자의 인물 중용론까지 도마위에 올랐다.

11일 파주문화원(원장 이용근) 홈페이지 ‘술이홀 논단’의 한 코너에는 ‘구봉포럼’, ‘율곡포럼’, ‘우계포럼’ 등 삼현수간으로 유명한 세분의 학문과 사상을 서술한 각각의 코너가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세분의 인물사진 가운데 구봉 선생의 인물 대신 조선시대 기호학파의 대표적 학자인 사계 김장생(金長生) 선생의 사진이 자리를 잡고 있다.<캡쳐 사진 참조>

실제 구봉 선생 인물사진은 구봉문화학술원 자체에서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간혹 인터넷 매체에서 떠도는 가짜 사진이 있다고 하지만 그 마저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어이없다’는 표정뿐이다.

더욱이 파주문화원은 파주의 대표적인 문화단체로 문화와 역사를 다루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다.

또한 필자는 최근 파주문화원이 4000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발간 예정인 ‘파주문화원 50년사’ 편찬(위원장은 문화원장)계획의 총괄진행 실무를 보는 책임연구위원 A씨로 알려져 있으나, 이러한 사실로 비춰볼 때 필자의 역사의식 결여와 구봉문화학술원과 사계 김장생 선생을 비하했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이 같이 공신력 있는 기관(부설)의 필자가 사실과 다른 인물사진을 올려놨지만 1년이 되도록 확인도 하지 않은 파주문화원 또한 이 문제에 대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며, 문화원장이 인물 중용에 있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함께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사계 김장생의 본관인 광산김씨 파주시종친회(회장 김용주) 관계자는 “할아버님의 인물이 다른 인물로 뒤바뀐 것은 조상님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며 “당장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진을 삭제할 것”을 촉구하며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인지 의심케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필자인 파주향토문화연구소장 A씨는 “구봉선생에 대한 인물사진 자료는 없다”고 밝히며 “문화원에서 원고를 보내 달라고 해 글만 보냈고, 사진을 확인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불찰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문화원에 연락해 사진을 삭제하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1년여 가깝게 필자의 글이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글이 실렸는지도, 사진이 잘못됐다는 것도 모르고 문화원 탓만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