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환 시장 퇴임,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입력 : 2022-06-30 18:23:01
수정 : 2022-06-30 18:23:01
수정 : 2022-06-30 18:23:01
존경하는 50만 파주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1800여 파주시 공직자 여러분!!
저는 이제 막중한 민선7기 파주시장 소임을 마치고 시민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한없는 지지와 성원, 도움에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4년 전, 2018년 7월2일 태풍 상륙으로 취임식을 전격 취소하고, 전철과 마을버스를 갈아타고 시청으로 첫 출근 해, 제1호 결재문서인 평화협력 전담기구 신설 문서에 서명하는 것으로 민선7기 파주시장의 임기를 시작한 후 오늘 2022년 6월30일 마지막 결재문서인 0000△△ 문서에 서명하는 것으로 민선7기 파주시장의 책무를 마무리했습니다.
저는 민선7기 파주시장으로 평화, 분권, 상생의 시정철학과 ‘공정한 사회, 따뜻한 경제, 도약하는 파주’라는 시정목표 속에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통일의 희망이 무지개처럼 떠오르는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를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지난 4년을 뒤돌아보면, 많은 회한과 아쉬움 속에 영광과 보람이 교차하는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민선7기 4년은 2018년 태풍 프라피룬 상륙과 2019년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병, 2020년 이후 코로나19 펜데믹이 겹치면서 이른바 노란 민방위 점퍼와 함께 한 “with yellow jumper” 시대였습니다.
그렇지만 민선7기 파주시는 유례없는 재난과 위기 앞에 굴복하지 않고, 시민 여러분들의 힘과 지혜, 공직자 여러분들의 헌신과 노력 덕분에 한 걸음 한 걸음 삶의 질 향상과 도시의 가치를 높여,
“인구 50만 대도시, 재정규모 2조원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지난 5월 30일 파주시는 전국 열아홉 번째로 인구 5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신도시 인구는 크게 증가한 반면, 읍·면 지역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파주시 청년 인구 9만6천명 중 70%가 동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파주시 도농 격차와 인구 양극화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균형발전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파주는 평화가 경제이고 생명이고 생존입니다. 평화는 정치와 정파·사상·이념의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 3대 투자가인 짐 로저스 회장은 지난 4월 파주시 남북협력고문으로 위촉되면서, "파주시의 위치와 중요성은 매우 흥미롭고, 남북 사이에 물자와 사람이 자유롭게 오간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한반도 주변정세 불안과 남북관계의 경색, 코로나 등으로 말미암아 항구적 평화 정착에 많은 장애와 난관이 조성되고 있지만,
앞으로 우리 파주시가 접경지역·군사도시로서의 낡은 규제와 오명에서 벗어나고, 분단의 첫 도시 파주에서, 통일의 첫 도시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로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파주시 공직자 여러분!!
민선7기는 상명하복의 일방통행식 조직문화를 탈피하여, 자율과 책임을 최대한 존중한 가운데 학습과 토론을 통한 민주적 조직문화로 혁신하고자 했습니다.
수요포럼을 통해 저명 인물이나 전문가를 초빙해 새로운 트렌드, 지식과 정보 등을 습득하여 경직된 공직문화를 유연하게 변화시키고자 했습니다.
도시재생·마을살리기·마을공동체를 위해 시장과 독서동아리 회원이 매월 조찬 독서토론회를 열기도 했고, 코로나19 마스크 대란 극복방안을 찾기 위해 시장과 젊은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등 형식을 파괴하기도 했습니다.
시장과 6급 팀장들, 7·8·9급 주무관들이 퇴근 후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치맥타임을 가지며 벽을 허물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일련의 과감한 시도들은 코로나로 인한 제약 등으로 확대재생산 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가운데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최전선에서 헌신하다가 2020년 3월 순직한 농업기술센터 故 정승재 주무관님과 지병으로 올해 1월 영면하신 교하동 故 정혜선 팀장님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먹먹합니다.
존경하는 파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파주시 공직자 여러분!!
민선7기 지난 4년 동안 우리는 숱한 위기와 시련 속에서도 파주시의 미래성장동력을 구축하고 도시기반을 확충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했습니다. 반면에 시행착오와 이루지 못한 숙제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모든 영광과 보람은 모두 시민 여러분의 성원과 공직자 여러분의 헌신 덕분이며, 회한과 아쉬움은 모두 저의 부족과 불찰 탓이라 생각합니다.
어느 작가는‘햇빛에 바래지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전설이 된다.’고 했습니다.
모든 시민, 모든 공직자의 값진 시간과 노력이 모여 파주시의 역사가 되고, 민선7기의 전설이 되었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성경에‘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라는 말씀이 있고, 불가(佛家)에서는‘회자정리(會者定離)’라 했습니다.
저는 이제 조용히 시민 여러분의 이웃으로 돌아가며, 민선 8기 파주호(坡州號)의 힘찬 출범을 축하드리고 성공을 기원합니다.
앞으로 저는 늘 파주의 발전과 시민 여러분의 행복을 빌며, 성찰과 단련의 시간 속에 저에게 주어진 새로운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에게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들의 과분한 성원과 격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부덕한 저와 동고동락했던 파주시 공직자 여러분들의 헌신과 노력,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