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의 거학 이생진 시인 파주에 오다

방문 당일 ‘파주(DMZ)의 눈물’ 헌시 작성

입력 : 2022-01-02 22:56:03
수정 : 2022-01-02 22:56:03

허준선생묘에서... 왼쪽부터 강근숙 작가, 이생진 시인, 파주심상 김범직 대표, 류명삼 치마대 대표, 현승환 시인 겸 작곡가. 출처/파주심상

[파주시대 김영중기자]= 구랍 12일 문학의 거학 이생진 시인이 문향의 도시 파주를 방문했다.

심상출신 류명삼 시인과의 인연으로 시작해 파주심상을 이끄는 김범직 회장의 안내로 자운서원, 임진각, 덕진산성, 허준 묘, 그리고 파평면 두포리에 위치한 치마대 말 목장에서 고전승마, 활쏘기, 진검배기 등 다채로운 파주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했다.

또한 ‘파주(DMZ)의 눈물’ 이라는 헌시까지 작성해 이번 방문의 목적이 마지막 문학 작품의 시집이 연작으로 이어질 듯 하다.

이생진 시인(1929년생)은 충남 서산 출신으로 1969년 현대문학 ‘제단’으로 등단해 상화시인상, 윤동주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어려서부터 바다와 섬을 좋아해 70여년동안 1,000곳이 넘는 섬을 찾아다니며 섬사람들의 애환을 시에 담아 독자들에게 감명을 주었다.

그의 첫 번째 시집은 1955년에 처음 펴낸 시집 ‘산토끼’를 비롯 ‘그리운 바다 성산포’, ‘골뱅이 이야기’, ‘어머니 숨소리’ 등 다수의 작품이 있고 2001년도에는 제주 명예도민, 2012년에는 신안 명예 군민이 됐다.

특히, 2009년 성산포 오정개 해안에 이생진 시인의 시비 공원이 만들어져 제주 올래 길을 걷는 이들이 즐겨 찾고 있다.

산문집까지 하면 60편 정도이며 시집으로서는 40 시집이 있으며 최근에 발표한 ‘나도 피카소처럼’ 이라는 시집을 발간했다.

파주심상 김범직 회장은 이생진 시인과의 대담에서 기호학파의 산실 성리학(파산서원), 이야기와 홍랑에 대한 애틋한 사연과 문향의 도시에 걸맞는 문학의 비약적인 낙후를 걱정하며, 이번 이생진 시인의 방문으로 파주가 문학의 도시로 거듭 태어날 수 있는 문화와 분위기를 약속 받기도 했다.

김범직 회장은 “이날 함께 참여한 ‘천년의 부활’ 저자인 강근숙 작가의 동행에 감사함을 느낀다”라며 “임인년(壬寅年) 새해에는 시인과 시를 좋아하는 시인 문학인과의 모임도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만나 볼 예정이며 이생진 시인의 문인들과 파주사람들과의 만남도 만들어 볼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생진 시인의 ‘파주(DMZ)의 눈물’ 이라는 헌시를 최초로 본지 지면에 올리게 돼 기쁨과 기대를 파주심상에 기대해 본다.

다음은 이생진 시인이 파주 방문 당일 작성한 헌시이다. 

파주(DMZ)의 눈물

DMZ로 들어가며 왠지 눈물이 났다

서울보다 개성이 가까운 곳

잔디밭에서부터 갈대밭으로 깊이 파고드는 뻘까지 눈물이 질퍽했다

율곡선생 가족묘에서도, 허준선생의 묘 앞에서도, 아니 시인 홍랑의 시구에서도 안개 짙은 눈물이 

조랑말을 타고 강변을 돌며 생각에 잠기는 대로 눈물은 짙게 가라앉아 강물이 되었다

활을 쏘고 전통 무예를 보이는 도장에서도

pajusida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