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故 노태우 전 대통령 묘역조성 통일동산 내 수용 입장 밝혀
파주지역 내 각계각층 찬반 폭넓게 수렴, 화해와 용서의 손길 당부
입력 : 2021-10-30 20:36:16
수정 : 2021-10-31 15:47:35
수정 : 2021-10-31 15:47:35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검단사
[파주시대 김영중기자]= 최종환 파주시장은 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묘역 조성과 관련, “사상과 이념, 보수와 진보 진영을 뛰어넘어 ‘평화의 땅 파주’에서 영면할 수 있도록 파주시민 여러분의 화해와 용서의 손길을 부탁드린다”며 묘역 조성 요청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故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는 지난 10월 27일 국무회의를 통해 국가장으로 치르는 것으로 결정됐으며, ‘故노태우 前 대통령 국가장 장례위원회’는 유족과 협의해 파주 통일동산 내 묘역을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파주시에 협조를 요청해왔다.
이에 최종환 시장은 29일 입장문을 통해 “파주시의회, 지역 주민, 시민단체, 종교단체를 비롯한 관내 각계각층의 찬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관련 법령과 절차를 면밀히 검토한 끝에 평화와 화해를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고인의 묘역 조성 요청을 수용하겠다”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진정한 평화와 화합의 밑거름이 되는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파주시는 현재 최종 장지 선정을 위한 관련 절차 등 후속 조치를 국가장 장례위원회 및 유족과 협의하고 있다.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치고 탄현면 통일동산 인근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검단사로 안치했으며, 평소 통일동산에서 영면하시겠다는 고인의 유언을 받들어 검단사 안치한 후 근처의 성동리 산44번지의 묘소로 모실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파주 진보 4당(노동당·녹색당·정의당·진보당)은 노태우 前 대통령의 파주 안장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파주시청 앞에서 가졌다.
이들에 따르면, 통일동산은 남북화해의 상징지역이다. 그곳에 학살의 죄인 노태우가 묻히고, 후대에게 추념되는 것은 국민정서에 벗어나고 5.18민주화항쟁을 망각하는 일이 될 것이다. 파주시가 나서서 노태우 추모공원을 조성하게 된다면 파주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파주시는 지금이라도 노태우의 통일동산 안장을 불허한다며 고인의 파주 안장을 반대하고 있다.
pajusidae@naver.com
다음은 파주시장 입장문 전문이다.
故 노태우 전 대통령 파주 통일동산 내 묘역조성 관련 파주시장 입장문
존경하는 파주시민 여러분!
파주시장 최종환입니다.
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전에 삼가 애도를 표하며
유족께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정부는 27일 국무회의를 통해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하였으며, ‘故 노태우 前 대통령 국가장 장례위원회’에서는 유족과 협의하여 파주 통일동산 내에 묘역을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파주시에 협조를 요청하였습니다.
파주시는 국가장 장례위원회의 통일동산 내 고인의 묘역 조성 관련 협조 요청에 대해 파주시 의회, 지역 주민, 시민단체, 종교단체를 비롯한 관내 각계각층의 찬반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관련 법령과 절차를 면밀히 검토한 끝에 평화와 화해를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고인의 묘역 조성 요청을 수용하고, 최종 장지 선정을 위한 관련 절차 등 후속 조치를 국가장 장례위원회 및 유족과 협의 중에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전두환씨와 함께 12.12 쿠데타, 5.18 민주화운동 무력진압, 내란목적 살인 등 중대범죄행위로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았고, 5.18 희생자와 국민 앞에 책임자 규명과 직접적인 사죄와 참회도 하지 않아 역사적 책임을 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는 여러 차례 광주를 찾아 아버지의 뜻이라며 무릎 꿇고 용서를 구했으며, 노 전 대통령도 자신의 과오를 용서해달라고 유언을 남기는 등 전두환씨와는 다른 부분을 고려하였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남북 화해와 불가침을 선언한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기틀을 다졌으며, 북방외교를 통해 다자외교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또한 1989년 민간인 통제구역이었던 파주시 탄현면 일대에 규제를 풀어 통일동산 지구로 조성하였고, 1990년 자유로를 착공하는 등 파주와의 인연도 고려하였습니다.
그리고 고인이 통일동산 언덕 위에서 남북평화와 화해, 협력을 기원하며 잠들고자 하는 인간으로서 생전 희망도 반영하였습니다.
비록 고인은 역사에 씻지 못할 잘못이 있지만, 과오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유언을 남긴 만큼 사상과 이념, 보수와 진보 진영을 뛰어넘어, 평화의 땅 파주에 묻혀 영면할 수 있도록 파주시민 여러분의 화해와 용서의 손길을 부탁드립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진정한 평화와 화합의 밑거름이 되는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1. 10. 29 파주시장 최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