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코로나와 맞서 싸우는 파주시의 작은 영웅들

“제발 오늘은 확진자가 없기를... 재실험, 재검자가 부디 음성이기를...” ‘간절한 기도’

입력 : 2020-09-10 21:09:20
수정 : 2020-09-10 21:09:20


<힘들다는 불평할 시간도 없어··· 파주의 평화로운 일상이 속히 되찾아지길 기대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급속한 확산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국적 확산의 기로에 놓인 양상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모두의 일상이 멈춘 지금 이 순간에도 결코 지칠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코로나19 확산의 중대한 고비이자,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 전파 차단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파주시 보건소의료진과 역학조사관, 공무원들이다. 

파주시는 그간 철저한 대응으로 지역 내 확산을 저지해 왔다. 선제적 대응과 투명한 정보공유로 '코로나 청정지역'이라는 시민들의 호평을 얻기도 했다. 그 속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개인적 시간과 삶의 균형을 포기하고 책임의식과 사명감으로 버텨 온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스타벅스발 집단감염' 등으로 인해 파주지역 확진자수가 급증함에 따라 이들의 땀과 노력마저 무색케 해 안타까운 실정에 파주시 확진환자수는 9월 7일 현재 103명까지 늘었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 할 수 있는 힘은 ‘사회적 연대’에 있다고들 한다. 물리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지만, 이겨내고자 하는 마음만은 하나가 되기 위해 감염병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파주시의 작은 영웅들을 만나보기로 한다.

◆ 끊이지 않는 검체 채취, 초과근무 200시간이 당연해져 버린 일상

파주시는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말부터 보건소 내 24시간 상담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야간 및 방문 검체 채취반을 운영, 휴일 없는 선별진료소 운영으로 신속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해 지역사회 전파를 사전차단하기 위해 총력 대응하고 있다.

파주시가 집계한 지난 9월 6일 08:00 기준 파주시의 일자별 검체 채취 현황을 보면 1월 27일부터 8월 26일까지 누적 검사인원은 13,467명에 이른다. 

특히 최근 스타벅스 및 광화문 사태로 인해 8월 5일 이전 일일 45명 정도였던 평균 검사인원이 다음날인 6일 이후 219명으로 늘면서 검체 채취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피로도는 한계치에 달한 상황이다. 

스타벅스 발 이후에는 하루에 수백명씩 검체 채취를 해야 하는 날과 심지어는 1000명이 넘는 날도 있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빠른 검사와 진단을 원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잘 알지만, 간호사 및 행정요원 24명, 방문 검채 체취 간호사 3명이 파주시의 진단검사 업무 전체를 수행하다보니 폭증하는 검사인원 대응과 그에 따른 사후관리로 현장에서 근무 하는 입장에서는 버거움이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감염될 수 있다는 공포심이나 레벨D 방호복의 답답함은 밀려드는 검사자들을 응대하는 분주함에 묻히기 일쑤이고, 야근과 교대근무를 반복하다 보니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도 일상이 됐다. 과연 이 일에 끝이 있기는 할는지,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간호사의 말이다. 

◆ 확진자 이송, 해외입국자 이송 및 임시생활시설 관리, 언제든 감염 될 수 있다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일

파주시는 해외 입국 시부터 접촉자를 최대한 줄이고자 파주시민을 대상으로 공항 → 임시생활시설까지 입소토록 하는 경기도특별버스를 운영 하고 있으며, 고양 킨텍스 → 임시생활시설까지 파주특별버스를 운영 8월말 현재까지 944명의 해외 입국자의 안전한 귀국을 도왔다. 

평화기반국을 중심으로 매일 직원 2명이 투입돼 더운 날씨에도 레벨D 방호복을 입고 땡볕이 내리쬐는 공터에서 해외입국자의 수송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시는 해외입국자중 무증상자가 자가로 이동하는 과정, 자가격리 중 가족 등 접촉자 발생을 사전에 최대한 차단하고자 3월 30일부터 조리읍 소재 홍원연수원과 현대자동차 인재개발센터에서는 9월 7일 현재까지 해외입국자가 음성 판정 시까지 거주토록 하는 임시생활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입국자 임시생활시설 운영에는 간호사 10명이 교대 투입되고 있으며, 이들의 수고 덕분에 8월말 현재 1,618명이 입소해 검사를 실시, 지역감염 확산을 원천 봉쇄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들 업무에 투입되는 직원 모두는 본인도 감염 될 수 있는 가능성에도 오직 시민을 위한다는 사명감만으로 몰려오는 피로와 불안감을 떨쳐내고 있다.


▲ 조리읍 소재 현대자동차 인재개발센터에서는 9월 7일 현재까지 해외입국자가 음성 판정 시까지 거주토록 하는 임시생활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 지속적인 방역활동, 방역자체보다 힘든 것은 시민들의 불안과 원망의 시선

파주시는 확진자 발생시 확진자 및 접촉자 이동 동선에 대해 즉시 방역은 물론, 쇼핑몰, 상가, 종교시설, 버스승강장 등 다중이용 공공시설에 대한 방역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파주시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발전국을 중심으로 한 방역지원반은 일 평균 200개소 이상에 대한 방역을 추진하고 있으며, 9월 2일 현재 49,624개소에 대한 방역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방역에 참여하는 방역지원반 직원은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쉴 새 없이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현장에서 쏟아지는 상인들의 원망 어린 시선과 확진자가 다녀간지가 언제인데 이제 방역을 하냐는 질타는 때론 쓰릴 때가 있다”며 특히 “최근에 확진자 폭증으로 역학조사가 다소 지연되고 있어 보다 속도감 있는 방역 활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사회적거리두기 격상, 절망하는 소상공인의 모습에 가슴 아프지만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이행여부 지도점검 소홀히 할 수 없어

파주시는 8월 30일 2.5단계 수도권 방역 강화를 추진함에 따라 7개 분야 12,839개소의 예방관리 대상에 대한 철저한 지도·점검(표 참조)에 매진하고 있지만 사회 전체가 잠시 멈춰서야 하는 상황에 소상공인들은 절망하고, 시민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지도·점검하는 공직자 입장에서도 무척이나 마음 아픈 상황이지만, 지금의 위기를 조속히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철저한 예방수칙의 준수만이 답이기에 파주시는 관련부서 직원들이 전담 점검반을 구성, 야간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방역수칙 이행 여부를 집중 관리하고 있다.

◆ 확진자 병상배정, 자가격리자 관리, 원칙과 기본을 준수하면서 의연하게 대처하려 하지만 쉽지 않은 순간도 있어

최근 파주시 코로나대응과 관련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두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지난 8월 18일 새벽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파주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평택시 177번 확진자가 탈출하는 사건이다. 

탈주 25시간 만인 이튿날 오전 1시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카페에서 붙잡혔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감염 위험에 노출되는 위기가 있었다.

또 하나는 영아를 포함한 온 가족의 확진 사례로, 당시 병상이 부족한 상태임에도 영아가 있어 엄마와 함께 입원할 수 있도록 조치했으나, 다인실 병상 배정이 어려워져 일부 언론과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병상배정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던 사건이다. 밤낮 없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파주시로서는 안타까운 순간들이었음에 틀림없다.

이외에도 파주시는 코로나19 자가격리자 관리를 위해 1:1 전담공무원 지정, 자가 격리앱 설치안내, 현장점검반 운영 등 감독을 강화하고 전담공무원을 통한 일일 건강체크, 생필품 지급 및 심리적 지원 등 이탈자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및 환자와의 접촉 등으로 입원치료 또는 격리 통지를 받은 사람에게 가족구성원 수를 확인 후 격리(입원) 기간에 따라 생활지원비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탈자나 연락두절 격리자가 발생하는 날이면 담당 공무원은 위치가 확인될 때까지 초비상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맨붕 상태가 된다.  

◆ 최악의 상황 대비하는 마음으로 선제적 대비에 나선 파주시, 2차 대유행에 대비한 방역 및 경기침체 대책과 공직자 확진 대비 매뉴얼 마련

모두가 코로나 19가 하루 빨리 종식되기를 기대하지만, 댐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듯 최선을 다하는 방역 대응도 예측할 수 없는 돌발적 변수에 최악의 상황으로 변할 수 있기에, 파주시는 이런 위기 의식하에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최악의 가상 시나리오를 토대로 선제적인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효율적 방역대응체계 수립을 위해 병상부족에 따른 파주시 생활치료센터 지정을 위한 경기도 건의 및 입원체계 시스템 개선 등 사태 장기화에 따른 의료 인력의 피로화와 방역 누수 예방을 위한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곧 닥쳐 올 독감유행과 코로나19와의 구분된 진료를 위한 호흡기전담클리닉 운영 및 독감 예방접종 확대 보건 취약계층에 대한 마스크 수급 등 특별 관리 방안, 문화·종교·교육·교통시설 등 생활밀접시설 방역 강화 방안 등을 준비하고 있다.

최종환 시장은 “많은 공직자들이 지난해 아프리카 돼지열병부터 코로나19까지 연이은 재난상황에 지칠 법도 한데, 힘들다고 불평할 겨를도 없이 공직자로서의 사명감 하나로 버텨내고 있다. 이런 직원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더욱 막중한 책임감으로 지역사회 확산을 막아 내겠다”면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파주시민 모두가 평화로운 일상을 속히 되찾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