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서북부권역 대학, 간호학과 신설 막는 의료법 7조 개정 필요
OECD 국가 인구 1천 명당 간호사 평균 7.5명… ‘한국은 3.59명’
입력 : 2020-08-27 20:31:02
수정 : 2020-08-27 20:31:02
수정 : 2020-08-27 20:31:02
▲ 서영대 김순곤 부총장은 “경기서북부권 대학에 이처럼 간호학과가 없는 건 현행 의료법 제7조(간호사 면허)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간호사 국가면허 응시자를 입학당시 평가기구 인증을 받은 대학이나 전문대 간호학과에 입학한 학생으로 국한해 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기서북부권역 대학들이 간호학과 신설을 막는 의료법 7조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는 의료기관들이 간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법 개정의 필요성이 일고 있다.
지난 8월 25일 경기서북부권역 대학 등에 따르면, 경기도내 간호학과는 총 21개교 2,116명의 입학정원이지만 인구가 폭증하는 경기서북부는 인구 200여만 명에 대형 종합의료기관 9개, 각급 병ㆍ의원 1,000여 개이나 파주 서영대 등 지역 대학 내 간호학과는 전무 한 실정으로 ‘의료서비스 사각지역’이란 목소리가 크게 일면서 간호학과 개설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안정적 의료체계 구축위해 간호사 등 인력양성이 시급한 가운데, 파주를 비롯 경기서북부권 대학들이 간호학과를 신설하려 해도 신규 진입을 어렵게 해놓은 현행 의료법 때문에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간호사 양성 학교가 없다 보니 이들 지역 의료기관들은 간호 인력난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최근 신도시 개발과 맞물려 중·대형 병원들도 속속 개원을 하면서 폭발적인 간호인력이 요구되는 파주, 고양, 김포시 등 경기서북부권역 대학에 간호학과 신설을 위한 의료법 개정을 위해 뛰고 있는 파주 서영대학교 김순곤 부총장(60·사진)은 방학 중인 가운데서도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잇따라 방문하며 법 개정 필요성을 역설하며 협조를 구하고 있다.
앞서 20대 국회에서 김 부총장의 많은 노력으로 의료법 7조 개정안이 의원 발의, 막판 본회의를 통과를 눈앞에 뒀으나 최종 조율이 안 돼 법안이 폐기됐었다.
김 부총장은 “OECD 국가는 인구 1천 명당 간호사 숫자가 평균 7.5명이다. 우리는 그 절반인 3.59명으로 간호학과 신설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결방안으로 “학생들이 대학입학 당시 평가인증기구의 인증을 받지 않으면 국가고시응시자격을 못 받는다고 규정한 의료법 7조를 평가, 인증결과가 나오기 전에라도 대학 등을 졸업하고 해당 학위를 받은 사람도 국가시험응시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되도록 법 개정이 돼야 한다”며 “그래야 지역 대학에서 간호인력을 양성,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서북부권 전체 인구 200만 명에 육박하나 파주 등 지역 6개 대학 내 간호학과가 있는 학교는 단 한 군데도 없어 지난 4월말 현재 경기서북부권은 파주(인구 45만여 명)에 대형 종합병원 1곳과 각급 병의원 199곳, 고양(인구 100여만 명)에 대형 종합병원 6곳에 각급 병의원 596곳, 김포(44만여 명)에 대형 종합병원 2곳에 각급 병의원 221곳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경기서북부권 전체 인구는 2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나 파주 등 지역 6개 대학 내 간호학과가 있는 학교는 단 한 군데도 없다. 반면 의정부 등 경기동부권(인구 162만여 명)은 6개 대학에서 해마다 712명의 간호사를 배출하고 있다.
하남 등 경기동남부권(인구 258만여 명)도 4개 대학에서 552명, 수원 등 경기남부권(인구 540만여 명)도 11개 대학에서 852명의 간호사 인력을 매년 배출하고 있다.
김 부총장은 “경기서북부권 대학에 이처럼 간호학과가 없는 건 현행 의료법 제7조(간호사 면허)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간호사 국가면허 응시자를 입학당시 평가기구 인증을 받은 대학이나 전문대 간호학과에 입학한 학생으로 국한해 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파주 등 경기서북부권 간호 인력 확보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환자의 권리다. 현행 의료법 제7조를 평가, 인증결과가 나오기 전에라도 대학 등을 졸업하고, 해당 학위를 받은 사람도 국가시험(간호사면허) 응시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법이 개정돼야 대학들이 간호학과를 신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파주지역의 준종합병원급 한 원장은 “간호사 구하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다. 이들의 거주지는 대부분 타 지역에서 출퇴근을 하거나 아니면 숙소를 마련해주면서까지 간호 인력을 충원하고 있을 정도로 병원에서는 이중고가 뒤따르고 있다”며 “파주·고양·김포지역에 간호학과가 개설된다면 이직률 저하 및 간호인력 수급이 원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