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콘텐츠월드’ 사업, 타 지역 건설장비 ‘싹쓸이’

파주시와 기업 간 ‘상생협약’에 실망한 지역업체

입력 : 2020-01-09 01:46:42
수정 : 2020-01-09 01:46:42


▲ 작년 6월 파주시와 CJ 간 상생협약 체결 모습


▲ 최종환 시장이 지난해 12월 16일  CJ ENM 콘텐츠 월드 현장방문 당시

파주시가 지역경제 살리자고 대기업 유치했지만 공사시작부터 타 지역 업체 장비가 싹쓸이하는 상황이 발생, 전국건설기계 파주시연합회(회장 김재일)와 민주노총 건설노조 파주지회(회장 박대규)가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러한 상황은 최종환 시장이 지난해 12월 16일 현장방문에서도 ‘지역업체’와의 협력을 강조하며 강력한 추진력을 피력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파주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업체 장비를 이용해달라고 공사 발주처인 CJ측에 재차 호소했지만 ‘기만’ 당했다는 주장이 앞서고 있어 ‘상생협약’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8일 파주시 등에 따르면, 파주시는 파주 통일동산지구 특별계획구역 내 방송 콘텐츠 제작 및 복합체험시설인 ‘CJ ENM 콘텐츠 월드(가칭)’ 조성을 위해 2019년 6월 12일 CJ와 상생협약을 체결하며 “민선7기 출범 후 1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대규모 사업을 유치하는 큰 성과를 이뤘다”고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해 관심을 끌었다.

또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큰 사업인 만큼 관광수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문화협력 및 지역 업체와의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밝힌바가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새다. 최 시장이 호언장담하며 말한 ‘지역업체’ 협력을 강조한 것과는 다르게 ‘외부업체’ 협력으로 비쳐진 모습이 더 강해 보였다.


▲ 김포업체 장비가 현장에 투입돼 일을 하고 있다.  

지역 업체에 따르면, 앞서 CJ는 본격적인 공사를 위해 지난해 11월 말 현장사무실을 꾸리기 위해 콘테이너 사무실이 들어올때부터 타 지역 (크레인)장비가 투입됐고, 지금(8일)부터 15일전 토목공사가 시작됐으면서도 지역 업체와는 연락을 취하지 않은채 김포장비만이 일을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음에도 타 지역 장비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지역 업체를 통해 확인한 파주시는 CJ측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능하면 지역 업체 장비를 이용해 달라고 재차 호소했지만 ‘알았다’고만 했지 실제 현장까지 전달됐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파주시 관계자는 “공사전부터 가능하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업체 건설장비 이용을 언급했고, 현재 토목공사는 20여년동안 방치된 상황이라 수목들이 크게 자라고 해서 지금은 초기 단계이고 기반조성 공사를 하기 때문에 실제 공사물량이 적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CJ측은 "저희도 지역 업체와 원만하게 풀어가기 위해 협력업체와 조율은 하고 있지만 그들도 권한이 있는데 답답하다”라며 “현재 장비 사용은 파주에 없는 대형 장비만 들어와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지역 업체는 “현재 들어와 일을 하고 있는 장비는 없는 종류도 있지만 대부분의 장비는 파주에 있는 장비이고 수급도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반박했으며, 시공사측은  면피용으로 보이는 덤프 2대만 사용했다고 전했다.

한편, CJ ENM 콘텐츠 월드는 콘텐츠 제작과 체험·관광이 결합된 복합문화시설로 축구장 32개 크기인 21만3000㎡(약 6.4만평)로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공사에 착수해 2023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파주시는 개발계획 수립과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신속히 지원하기로 하고 실행에 옮겼지만 실속이 없다는 평이다.
 
본보는 ‘CJ ENM 콘텐츠 월드’ 조성 사업과 관련 지자체와 기업 간 상생협약을 통한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심층취재 할 예정이다.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