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파주시는 화학안전에 뒷짐 지고 있는가?

입력 : 2019-11-27 09:23:09
수정 : 2019-11-27 09:23:09


강용범
파주시대 시민기자

파주환경운동연합과 파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공동주관하는 ‘화학안전 시민홍보단 양성교육’(이하 화학안전교육)이 지난 10월 2일 첫 강의를 시작해 매주 수요일 진행되고 있다.

화학안전교육은 환경운동연합, 파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파주시청, 파주소방서 등의 관계자들이 강사로 나와 생활 속에서 건강을 위협하는 화학물질의 독성,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의 실상, 생명을 위협하는 화학사고의 실제 사례 등 파주시의 화학사고 대비체계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은 민·관 거버넌스 구축의 일환으로 화학안전에 대한 시민홍보단을 구축해 시민의 알권리 및 화학사고 시의 행동요령을 알리고, 감시활동 등 시민의 관심을 촉구하는 활동을 전개할 목표로 실행되는 교육이다.

화학안전교육은 30여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현재까지 7차례의 강의를 진행했으며, 이제 2차례(11월 27일, 12월4일)의 강의를 남겨두고 있는데 이 교육은 사실상 2017년 공릉천 물고기 떼죽음 사건부터 시작된 것이라 한다.

같은 해 5월 공릉천 물고기 떼죽음 원인조사에서 톨루엔 성분이 검출된 바, 파주환경운동연합은 파주시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210개 중 공릉천 주변 톨루엔 취급 사업장 3곳의 정보를 파주시에 제공했다.

이후 지자체의 단속으로 해당업체의 공정을 대체물질로 변경했고, 이를 기점으로 화학사고 대비를 위해 지자체와 민간의 공동노력으로 지역대비체계 구축사업을 실시해 왔다.

파주시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이하 조례)를 제정(2017.9.22.)했고, 2018년에는 조례에 따라 파주시 화학물질 안전관리계획이 수립됐으며, 올해에는 화학안전관리위원회가 설치됐다.

이런 과정 속에서 민관의 협력(거버넌스 구축)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고, 시민들의 알권리 충족과 화학안전에 대한 계도(경각심, 대비, 감시 등)를 목적으로 하는 시민홍보단의 필요성이 적극 제기돼 시민홍보단 양성을 위한 교육이 실행된 것이다.

화학안전교육은 다른 곳에서 얻기 힘든 다양한 정보와 알찬 교육으로 호평 받으며 수강생들의 열띤 참여로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는 듯 했으나 특이하게도 교육과정에서 파주시의 안이한 자세가 도마위에 올랐다.

파주시는 올해 6월 17일, 조례 제5조에 의해 화학안전관리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설치했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단 한 차례도 소집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해당 위원회의 명단조차도 공개되지 않고 있어 수강생들에게 지적을 받았다.

파주시는 위원회가 소집되지 않은 이유를 지난 9월 파주시에서 발생한 돼지열병으로 인한 업무 폭증 때문이라 했는데 돼지열병 발생 이전에 이미 3개월의 시간이 있었다는 점에서
궁색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조례에 의해 운영되어야할 위원회가 설치 6개월이 지나도록 소집조차 않고 있다는 것은 파주시의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수강생들의 지적을 받고, 뒤늦게 파주시청 홈페이지에 위원회 명단을 공개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앞으로 시민홍보단의 관심과 시정에 대한 감시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