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파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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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대 김영중기자]= 파주시환경운동연합은 환경을 우선해야 할 부처인 환경부(한강유역환경청)가 ‘공릉천 하구 하천정비사업’으로 소중한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있다며 공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17일 성명서에 따르면,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파주시 탄현면 공릉천 보전지구에 ‘공릉천 파주지구 하천정비사업’을 하고 있다. 공사비 약 195억 원으로 제방보축 3.3km, 자전거도로 4.2km, 교량 238m를 짓는 공사다.
2018년에 시작해 교량건설과 제방도로확장은 마무리 단계이며 도로포장과 콘크리트 수로도 상당히 진행된 이 사업은 2023년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공릉천 하구는 지금은 거의 남아있지 않은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곳으로 그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다. 저어새, 칡부엉이, 잿빛개구리매, 뜸부기, 수원청개구리 등 수많은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들이 서식하고 있다.
이곳은 공릉천 보전지구로 낚시금지, 오토바이통행금지, 자동차 시속 20km 이하 속도제한 등 이미 행정에서도 나름의 보호조치를 취해 온 곳이다.
이러한 생태계의 보고 공릉천 하구에 흙 제방길에 있던 나무들을 베고 흙을 쌓아 폭 7m 포장도로를 깔고, 깊이 3m의 콘크리트 수로로 약 7km 길이에 이르는 공사를 하고 있으니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더구나 환경을 우선하여야 할 부처인 환경부의 한강유역환경청이 주관한다고 하니 더욱더 이해할 수 없다.
넓은 포장도로를 달리는 차량으로 인한 소음과 나무를 베어내어 사라진 은신처로 인해 새들은 사라질 것이고 콘크리트 수로는 수많은 양서류들의 이동을 막아 생태계 전체가 파괴되는 재앙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미 진행중인 공사만으로도 새들의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또한 자연제방에는 갈대, 물억새, 모세달 등 다양한 토종식물들이 경사면에 있었는데 공사로 인해 그 자리는 단풍잎돼지풀, 가시박 같은 외래종으로 뒤덮이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결국은 먹이를 잃은 말똥게들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공릉천 하구는 하천의 지구 구분상 보전지구로 “자연생태계 및 자연경관 보전 목적으로 설정한 지구로, 원칙적으로 인공시설 도입배제” 되는 구간이라고 <공릉천 파주지구 하천정비사업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에도 명시돼 있다. 하지만 그런 원칙이 철저히 무시된 이 공사가 어떤 이유와 근거로 진행되고 있는지 어디에도 그 내용을 찾을 수가 없다.
한강유역환경청의 무책임한 공사진행도 문제이지만 2006년 공릉천 하구의 한강하구 습지보호구역지정을 반대한 파주시의 책임도 크다. 우리가 주관하는 공사가 아니라고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주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환경을 우선해야 하는 부서이니만큼 원칙이 무엇인지는 잘 알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전 국토가 대홍역을 앓았고 그 후유증이 여전하다.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못하고, 그것도 주무부서가 앞장서서 같은 방식의 적당히 넘어가는 공사들로 우리 모두의 생명의 터전을 망가뜨리고 있음을 개탄한다”며 “공릉천 하천정비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할 것”을 한강유역환경청에 강력히 요구했다.
pajusida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