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촌 아동동 소재 아가파오숲(7월 1일부로 폐원)에서 지속적으로 자행됐던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4일 오후 김경일 파주시장은 “파주시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 부모연대(이하 아피연)”과 면담을 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사건 은폐혐의를 받는 파주시 공무원들을 처벌하고 재발방지를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에 앞서 아동학대 피해 학부모 단체인 파주시 어린이집 아동학대피해부모연대는 이날 오전 11시 파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파주시 공무원 처벌과 아동학대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아이 머리채 잡고 내동댕이…CCTV 속 학대만 210건’
지난 6월 23일 sbs뉴스를 통해 ‘아이 머리채 잡고 내동댕이…CCTV 속 학대만 '210건'’이라는 보도를 접한 파주시민들은 경악했다. 파주시의 한 어린이집의 두 달 치 CCTV를 분석한 결과 학대로 의심되는 것이 200건이 넘었고, 피해 아이들도 8명이나 됐다는 보도였다.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의 머리채를 잡고 넘어뜨리거나, 누워 있는 아이를 일으켜 머리를 미는가 하면, 팔을 거세게 잡아끌어 의자에 앉히더니 머리를 밀어 이마가 책상에 부딪히도록 학대했다.
지난해 12월 초, 5살 손자의 몸 곳곳에서 상처를 발견한 할머니가 어린이집 원장에게 CCTV 열람을 요청해 확인한 영상이었다. C군의 부모 신고로 경찰이 수사를 하면서 보육교사 A씨가 C군 외에도 같은 반 아이 7명을 학대한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고, 학대의심 건수만 210여차례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피연은 어린이집에서 확보한 CCTV 동영상을 근거로 지난해 12월 10일 해당 유치원을 의정부법원에 고발 조치했다. 피해 아이들은 트라우마로 심리 치료 등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1월, 학대정황 인지한 경찰이 어린이집 전수조사 요청
C군 부모 신고로 수사를 하던 경찰은 지난 1월, C군에 대한 학대 정황을 인지하고, 파주시청에 해당 어린이집 전수조사를 위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고, 파주시는 원장에게 전수조사를 요청했으나 원장은 전수 조사를 막기 위해 다른 학부모를 회유해 파주시에 전수조사하지 않는다는 답신을 했다.
이 원장은 “어떤 문제 되는 아이가 있었고 그 문제 되는 아이의 부모들까지 자꾸 어린이집에 시비를 건다”, “굉장히 모자라고 약간 자폐아”, “좀 폭력적인 기질도 있고” 등의 논리로 전수조사를 막으며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보라 국민의힘 파주갑 당협위원장
여성가족과가 아닌 보육청소년과를 통해 해당 원장에게 공문발송
학부모들로부터 전수조사 미동의 받아 6개월간 사건 은폐
피해 학부모 대표인 김형돈 씨는 “아동학대 사건 처리는 원래 여성가족과에서 했어야 맞다. 그러나 파주시는 이 사건을 보육청소년과를 통해 해당 어린이집 원장에게만 공문을 돌려 부모들로부터 전수조사 미동의 서류를 받아 이 사건을 6개월 이상 방치 해왔다”라며 “파주시는 그간의 사건 은폐 의혹에 대해 철저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파주시는 21년 7월에 여성가족과내에 아동보호팀을 신설해 아동학대를 전담하도록 했지만, 12월 10일에 드러난 어린이집 아동학대사건을 방치, 6개월간 사건이 은폐되도록 했다고 학부모들은 주장하고 있다. “피해아동이나 부모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를 하지 않고 오로지 어린이집 원장의 편에서 처리한 파주시청의 행정이 옳다고 주장하며 지금까지 사과조차 없다”고 분노하고 있다.
더구나 가해교사가 피해아동들을 담당하던 21년 3월부터 12월까지 만4세 0000반에는 14명의 아이들이 있었고, CCTV 학대 피해 증거가 있는 8명의 아동과 추가로 6명의 피해가 추정되는 아동들이 더 있음에도 6명의 피해 추정 아동들은 파주아동보호 전문기관의 보호 및 심리치료 지원 조차도 받지를 못하는 실정이다.
아동학대 관련 조례를 제정한 목진혁 파주시의원<우>와 최창호 의원
김경일 파주시장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약속
이번 집회에는 파주시의회 최창호, 윤희정, 목진혁 시의원들과 신보라 국민의힘 파주시 갑 당협위원장도 참가해 재발 방지 및 피해자 보상 등을 약속했다. 시위대는 시청 앞 집회를 마치고 금촌역까지 거리시위를 벌였고 시청으로 돌아와 김경일 시장을 면담하고 여성가족부를 찾아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11시 파주시청앞 기자회견 후 금촌역까지 거리행진을 한 아피연은 파주시장과 면담을 했다. 김경일 시장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사건 은폐혐의를 받는 파주시 공무원들을 처벌하고 재발방지를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악성루머로 파주시 내 다른 어린이집에 맡길 수 없어 이사간 상태
여성가족부 아동학대전담 김 모 주무관은 4일 아피연과의 면담 자리에서 피해 아동의 할머니인 최 모 씨에게 “C군의 어머니와 면담이 있었다”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피해자인 C군 어머니 조 모 씨는 “전화로 이것저것 물어본 적은 있으나 시청 해명같이 원장과 시청 주무관과 면담을 한 적이 없다”라고 말해 아피연 학부모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조 모 씨는 또 “해당 어린이집에서 악성 루머를 퍼트려 파주시 관내 다른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수 없어 타 시군으로 이사 간 상태”라고 밝히고 “지금도 해코지당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파주시는 아피연이 해당 어린이집을 고발한 후 6개월이 지나서야 해당 교사와 원장에 대해 자격정지 5년, 어린이집은 6월 10일부로 운영중지, 7월 1일부로 시설폐쇄 처분을 내렸다.
시민 D씨는 “이들의 청문회는 7월 경 열릴 예정이나 행정처분의 요식행위일 뿐 의미없는 청문회로 8대 범죄안에 들어가는 아동학대에 대해 파주시가 미온적으로 처리한 정황이 있다”며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글 파주시언론사협회 공동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