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에 계시는 어르신들의 마지막 한을 풀어 들이는 의미가 있고 그 한을 예술가들과 함께 예술로 승화시켜 내는 작업이 이 프로젝트의 의의입니다”
사단법인 우리의소원에서는 파주시, 육군본부와 함께 6월 24일부터 8월 31일까지 도라산 통일전망대에서 ‘남북이산가족 예술프로젝트-그리운 얼굴’ 전시회를 진행한다.
전시회가 열리는 파주 도라전망대는 임진각과 함께 매일 평균 5~6000명의 국내, 외 관광객들이 찾는 파주시 안보관광의 중심지로 지난해 10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신축 개장했다.
이번 기획 전시회는 파주시, 육군본부에서 전망대의 신축 개관 기념 전시를 위해 공모를 진행했고 ‘사단법인 우리의 소원’이 주관사로 선정돼 전시를 진행하게 됐으다.
‘그리운 얼굴’ 전시는 총 4부로 나눠 기획됐다. 사단법인 우리의 소원은 이산가족의 아픔과 순수한 예술을 통한 치유, 그리고 평화의 메세지를 담아내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임시정부수립 100주년과 6.25전쟁 69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우리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며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특히 전시회 기간중 파주시 관내 학교의 관계자들과 학생들도 이번 전시가 갖는 의미에 깊이 공감하고 외국어가 가능한 학생들의 자원봉사를 통해 도라전망대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일일 도슨트(해설)를 진행하기로 했다.
전시회에서는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작품들과 함께 이산가족들과 작가들의 인터뷰 영상도 만나 볼 수 있다.
전시내용은 ‘남북이산가족 예술프로젝트-그리운 얼굴’의 15점 내외 회화 및 설치 작품 프로젝트에 참여한 예술가들과 1세대 이산가족들의 인터뷰 영상 등 4부로 나누어 총 6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사단법인 우리의 소원’ 하종구 상임이사(작가·사진)에게 이번 기획전을 준비한 의미를 들어봤다.
■ 이번 기획전은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
1000만 이산가족이라고 하는데 지금 5만여 생존에 계시는 어르신들의 마지막 한을 풀어 들이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 한을 예술가들과 함께 예술로 승화시켜 내는 작업이 이 프로젝트의 의의입니다.
■ 기획전을 준비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좀 더 일찍 했었으면 하는 안타까움과 하나는 이산가족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무언가를, 한 분이라도 더 뵙고 싶은 욕심, 그런 안타까움이 제일 컸습니다.
■ 이산가족 대상자는 몇 분 정도 되나?
지금 5만여 분들중에서 인터뷰가 가능하신 분들은 아마 제 생각에는 20프로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90세 전후인데 그분들께서 한 달에도 거의 6~700명이 돌아가시는데 시간이 제한돼 있는 프로젝트죠. 그래서 좀 더 욕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이산가족 기획전은 계속 진행이 되는 것인가?
제 욕심은 마지막 한분께서 저를 오라고 할 때까지 저는 계속할 의지가 있고 더욱이 기획전에 참여해주신 모든 작가 분들께서도 그렇게 의지를 가지고 제 손을 잡아주시고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 인터뷰나 기획전 준비하면서 인상 깊게 남는 분이 있다면?
저에게는 충격이고 감사하죠. 백철용 어르신이 제일 생각이 나고 또한 이 작품을 못 보시고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고 마음에 남습니다.
전시회장을 방문한 그림속의 주인공이며 고향이 함경북도 북청이라고 밝힌 김경재(89·사진)옹은 “장소(도라전망대)도 의미가 있고 잊지 못하는 것이 고향이다. 작품을 보면서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본다. 이 나이가 먹어도 생각나는 건 어머니이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감정인 것 같다. 고향 생각하면 역시 어머니 생각이 앞선다. 어렸을 적 어머니가 해주셨던 것, 우리 어머니는 어떻게 돌아가셨을까? 그런 마음이 항상 마음속에 사로잡혀 있다”며 나이가 연로한데도 어머니의 대한 그리움과 고향생각에 눈물을 훔쳤다.
한편 전시회를 기획한 ‘사단법인 우리의 소원’은 2017년 뜻을 함께하는 예술가들이 모여 설립한 비영리단체로 순수한 예술을 통해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고 나아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단체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예술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는 ‘평화 예술 프로젝트’와 ‘남북이산가족 예술프로젝트-그리운 얼굴’이 있다.
이번에 기획한 ‘남북이산가족 예술프로젝트-그리운 얼굴’은 사단법인 우리의 소원에서 2014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프로젝트로 1세대 이산가족 어르신들과 예술가들이 함께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 통일을 소망하고 준비하는 평화 예술 프로젝트이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국내·외 예술가들이 직접 이산가족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인터뷰를 진행하며 기록하는 이야기를 토대로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를 진행한다.
현재까지 60여 명의 예술가들이 1세대 이산가족 인터뷰를 진행했고 300여 명의 이산가족들의 참가신청을 받았으며 이산가족 마지막 한 사람까지 지속 진행 할 예정이다.
나아가 작품 뿐 아니라 인터뷰를 기록한 영상, 이산가족들이 기증한 물품 및 기록물들을 영구히 보존하고 전시해 후세에까지 전할 수 있도록 미술관을 설립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한다.
이번 도라전망대에서 진행되는 ‘남북이산가족 예술프로젝트-그리운 얼굴’전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평화 예술 프로젝트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우리나라에서 예술가들이 정치와 이념을 떠나 순수한 예술을 통해 분단의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하며 나아가 평화의 메세지를 전하고자 하는 활동을 하고 있음을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각각의 작품마다 작가들의 작품세계 뿐 아니라 한 사람의 삶과 우리나라의 역사가 녹아있는 작품들은 일반적인 전시에서는 볼 수 없던 특별한 의미와 함께 도라전망대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예술적 경험과 함께 보다 깊이 있는 여운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해주는 뜻 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기획 전시회가 열리기 전까지 장소 섭외 등 최종환 파주시장과 목진혁 시의원의 역할이 컷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