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이호엽 쌀전업농 파주시회장이 똥값 쌀값이라며 분통함을 참지 못하고 벼에 기름을 붓고 있다. 사진/김영중기자
[파주시대 김영중 기자]=파주지역 농민단체는 건조벼 수매가격이 전국 꼴찌, 호남미보다 못한 가격이 결정되고 재조정이 불가피하자 농업인들이 분이 극에 달했다.<관련기사 : 파주 농민단체, 건조벼 최하위 수매가에 분노 6일 규탄대회 2023-11-06 오전>
농민단체는 파주농협쌀공동조합법인(조공법인, 파주RPC) ‘경기도 최하위 수매가 결정 규탄대회’를 지난 6일 오후 1시 탄현면 축현리에 위치한 파주RPC 정문 앞에 100여명이 넘는 농업인들이 운집해 극렬한 시위를 1시간 30분가량 이어 갔다. 농기계용 트랙터 30여대까지 동원해 시위현장을 압도했다.
특히 쌀전업농 이호엽 회장은 준비해온 벼를 바닥에 쏟아 부은후 기름을 뿌리고 불을 붙이려 시도했으나 경찰의 제지에 더 이상의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만일의 사태를 위해 소방차도 대기하고 있었다.
더해 2주안에 수매가 재조정과 3개월안에 조공법인 존폐에 대해 결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오는 10일 조공법인 이사회가 다시 열릴 예정인 가운데, 건조벼 수매가 재조정이 논의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주농협쌀공동조합법인의 주인은 9개 농협 조합장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파주농협쌀공동조합법인(조공, 파주RPC), 농민 단체에 따르면 건조벼 40㎏ 기준 ‘참드림’과 ‘추청’은 1등급 6만3000원, 2등급 6만2000원, 3등급 6만1000원이며, ‘삼광’ 1등급은 6만 원, 2등급 5만9000원, 3등급은 5만8000원으로 조공법인 이사회에서 수매가를 확정했다. 지난해보다 7000원가량 낮아진 금액이다.
이날 시위현장 주변에는 ‘호남미 수매가 보다 낮은 수매가 책정을 재조정하라’, ‘파주 벼 똥값 만드는 무능한 조합장, RPC 대표 사퇴하라’, ‘농협 어렵다. 농민 기만 말고 파주 관내 농협 하나로 통합하라’, ‘장려금 지급하며 심으라더니 이제 와 적자의 주범이 웬 말이냐’, ‘경기도 최하위 수매가 결정 지역농협 조합장은 각성하라’ 등 현수막을 걸었고 준비해온 구호를 외쳤다.
농민단체가 낮은 수매가에 반발하는 이유는 건조벼 40kg 원가가 6만1000원인데 실제 비료, 농약, 원자재값 인상으로 생산가도 안되는 금액인 6만3000원은 농업인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어 적절한 수매가로 재조정 되지 않으면 지속적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압박했다.
각 농협에서 3000원 가량의 장려금 지급을 계획하고 있지만 농업인은 성에 안차는 분위기다.
6일 100여명의 농민들이 운집해 30여대의 농기계용 트랙터까지 동원하며 투쟁을 외치면서 벼수매가 작년 동결을 요구했다. 사진/김영중기자
한편, 파주 농민단체장인 농촌지도자회 송훈섭 회장은 “왜 우리가 항상 희생과 생존권의 위협을 받아야 하나? 이런데는 우리 농민이 단합이 안돼 있고 과거 농사꾼 근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우리가 부당한 대우와 (수매가)가격을 받을 때는 합리적인 가격을 요구하고 똘똘 뭉쳐 쟁취를 해야한다”며 규탄대회 시작을 알렸다.
이어 정기화 농업경인회장은 “조합장들이 자기 몫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조공의 문제는 설립함과 동시에 적자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도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번도 대책을 논한적이 없다. 이제와서 누적적자가 발생하니 농민의 수매가를 낮춰 조공을 살려보겠다고 수매가를 결정했다. 여기에 승복할 농업인 있겠나?”라며 “경기도 최하위, 호남미보다 못한 수매가 책정은 받아들일수 없다”라고 역설했다.
쌀전업농 이호엽 회장은 “얼마나 한심한가 대한민국의 꼴찌 쌀값을 만들어 놓고도 농협 어렵다는 얘기만 한다. 우리 농민 어려운 건 어떻할거냐 각 농협 RPC 누가 합병했나? 몇일전 파주시장 면담했는데 도와줄게 없어 미안하다고 했다”며 “시의원들은 개 보험든다 개 화장터 만든다 그러면서 농민들 위해 쌀값 올리는 것에는 신경도 안쓴다. 너무 화가나서 잠이 안온다”면서 분통함을 참지 못한 모습이었다.
파주RPC 조공법인의 입장도 녹록치만은 않다. 수매가를 올리면 자기자본금 잠식에 직면한 내년에는 파산 위기에 몰려 있다. 2014년 181억 원으로 출범한 파주RPC는 매년 평균 2만4,000톤을 수매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전년처럼 수매하고 나면 자본금 8억여 원 밖에 남지 않아 사실상 파산 수준에 이른다.
앞서 황익수 파주RPC 조공법인 대표는 “조공 입장에선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다. 조공을 살리지 않으면 벼 판매에 어려움이 많다. 안정이 될 때까지는 한발씩 양보해줬으면 좋겠다”라며 조공이 처한 현실을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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