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나선화)과 경기문화재연구원(원장 김성범)이 발굴·조사 중인 ‘파주 운정3지구 택지개발지구’에서 백제 초기 토기가마군이 확인돼 지난 5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문화재청과 경기도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선 지난해 9월부터 조사가 시작돼 지금까지 백제초기 토기가마 총 9기가 확인됐으며 이 중 7기는 한 곳에 모여 조성돼 있다.
토기가마 중에는 길이가 최대 17m를 넘는 등 규모가 꽤 큰 편으로, 지하식과 반지하식이 모두 있다.
대부분 ‘소성실(토기나 기와를 굽는 곳)-연소실(불을 때는 곳)-요전부(아궁이 및 가마작업장)-폐기장’의 구조였으며, 남아있는 상태도 양호해 일부는 천정부 벽체편까지 남아 있는 것도 있다.
연소실 앞쪽에는 기둥구멍들이 확인됐으며, 이는 연소실 상부구조 또는 연소실 공기차단과 관련된 시설로 추정된다. 이중 토기가마 2기는 일반적인 긴 타원모양으로, 하단부에 바로 폐기장이 있는 구조였다.
특히 주변에 가마와 관련된 토기제작 작업장과 점토보관소로 볼 수 있는 수혈(구덩이)도 같이 확인돼, 이 일대가 백제초기 토기제작터(토기가마-작업장-점토보관소-폐기장)였음을 알 수 있다.
유물로는 큰 독 조각(격자 '타날')이 주로 나왔으며, 타날문토기조각(승문+침선)도 일부 출토됐고, 시기는 3~4세기 백제초기로 추정된다.
타날은 토기벽을 고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토기의 몸통을 다지거나 부풀리기 위해 밖에선 두들개로, 안에선 흙방망이(받침모루)로 두드리는 것을 말한다.
발굴조사에 참여한 이병선 연구원은 “이처럼 집단으로 백제초기 토기가마군 및 작업장이 함께 조사된 사례는 경기북부지역에선 처음 있는 일로, 앞으로 백제초기의 토기 생산방식과 가마구조 연구 등 관련 학계의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향후 전문가 검토회의를 마친 후 해당 지역의 토기가마군이 훼손되지 않도록 복토·보존하고, 향후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승모 기자 pajusida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