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민통선 주민들은 영농지가 아닌 길바닥으로 나섯다. 출처/파주언론사협회
“軍 ‘갑질’로 농사 짓기 힘들어요”... 28일 민통선 주민들은 영농지가 아닌 길바닥으로 나섯다. 출처/파주언론사협회
[파주시대 김영중 기자]= 민북출입영농인 군갑질 피해근절 대책위원회(준)(회장 김용성, 이하 대책위)는 최근 영농인을 대상 출입 절차 관련, 군(軍)이 ‘직접 인솔 퇴거’ 방침을 고수하자 민통선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9일 파주시와 민통선 주민 등에 따르면, 올 초 민통선 출입절차를 관리하는 육군 1사단(사단장 소장 강호필)에서 ‘민통선 출입절차’ 중 민통선 주민 출입 영농인이 인솔해 민통선 내 출입 인원을 대상으로 ‘퇴거 시 주민·영농인이 통일대교 남단까지 직접 인솔 퇴거’ 방침으로 강화해 운영중에 있다.
따라서 민통선 주민들은 지난 28일 통일대교 앞에서 군이 생계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른 1사단 ‘갑질’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뿐 아니라 ‘1사단은 평화를 준비하는 시대에 역행하는 영농인에 대한 갑질 형태 사과’, ‘농민 생계 위협하는 출입영농인 인솔에 대한 과도한 통제 즉각 중단’, ‘국방부는 1사단이 저지른 영농인 및 주민에 대한 갑질 및 인권 침해 초례한 책임자 색출해 처벌’, ‘국방부는 1사단이 주민, 영농인들과 협력, 상생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을 세우라’며 영농지가 아닌 길바닥으로 농기계를 이끌고 나와 피해 대책 강구를 강력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민통선 출입 주민은 715명(통일촌 403명, 해마루촌 163명, 대성동 149명)에 출입 영농인은 42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문산, 파평 등 관내·외 지역에 거주하면서 민통선 내에서 벼농사를 비롯 사과·배·불루베리, 복숭아, 채소류, 파주 최고의 특산물인 인삼을 재배하며 영농활동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군의 기존 출입절차는 ‘외부인은 주민·영농인 직접 인솔 출입, 퇴거시에는 인솔자 없이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었다.
특히 민통선 주민 대상으로는 지난 8월 16일 이후 ‘주민 인솔 출입 인원 퇴거시 자율적 퇴거’ 방침으로 완화해 주민들과 소통했다.
그러나 최근 외부에서 출입하는 영농인을 대상으로는 ‘직접 인솔 퇴거’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민통선 주민들이 시위에 나서게 됐다.
더욱이 영농인들은 바쁜 농번기에 중도 퇴근하는 일손 인원의 퇴거를 위해 최 30분~1시간 이상 시간을 뺏기는 등 군 ‘갑질’로 영농활동에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집단 반발에 나서며 이를 개선해 달라고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관할부대인 1사단의 입장도 난감한 상황이다. 부대 예규상 ‘직접 인솔 출입·퇴거’가 원칙이나 편의 제공 차원에서 ‘자율 퇴거’로 운영했으나, 일부 (외국인)영농인과 일반인이 민통선 내에서 보안 사고를 발생시키자 곤혹을 치룬 사례가 수차례 있어 불가피하게 ‘자율 퇴거’에서 ‘직접 인솔 출입·퇴거’ 방침으로 선회하며 원칙을 고수하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군은 민통선 주민들과 8월 15일 광복절 이후 협의를 통해 ‘재발 방지’ 약속을 받고 완화했으나 최근 영농인 지원 일손들은 외국인이 많아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완화’ 방침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한편, 추석 이후 본격적인 농산물 수확철로 접어들었다. 수확은 농민들이 1년 동안 땀 흘린 것을 결산하는 중요한 시기로 속담에 ‘부뚜막에 부지깽이라도 빌려 써야 한다’는 것처럼 가장 바쁜 시기이다.
오로지 군 당국의 행정편의, 관할 부대장 등 군 고위층이 1년 남짓 자신들이 부임하는 동안 아무일 없으면 된다는 ‘보신주의’로 민통선 주민과 출입 영농인들에게 불편을 초래한다는 것에 분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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