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현대문화포럼 중앙회장 김장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한국 확산을 넘어 전 세계에 관심의 대상이 됐다.
명칭 그대로 중동지역에서 발현한 바이러스가 단 한 명의 환자로 인해 한국 전체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고, 그것도 모자라 그 환자로부터 전이되어 외국에 가면 안 되는 한국인이 홍콩과 중국으로 출국해 중국대륙을 충격 속에 빠트렸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한국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가뜩이나 ‘혐한론(嫌韓論)’이 성난 파도처럼 일어나는 홍콩인과 중국인들의 마음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홍콩과 중국의 항의에 WHO(세계보건기구) 합동조사단이 8일 이후 한국을 방문하기로 한 가운데 성형대국 한국은 어느새 ‘정확한 정보와 신속한 통제’가 생명인 방역의 기본조차 지키지 못하는 개발도상국 이하의 국가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나라로 인식되고 말았다.
당장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은 예약을 취소하고 공항 입국장은 썰렁해졌다.
‘2015 김포국제아라뱃길문화축제’를 준비하던 입장에서 천재지변 같은 인재가 발생한 현실에 외국인이 없는 국제행사는 처음부터 성립이 되지 않기에 놀라움과 걱정은 배가 된다.
도대체 무슨 일이 한국에서 벌어진 것인가.
정치권은 무능한 공무원을 비난하고, 공무원은 콘트럴타워가 없는 현실을 개탄한다.
현직 기자신분으로 이미 1일 오후 평택 시민단체들로부터 보도자료를 2개의 다른 이메일로 받아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지만 정부는 ‘믿어 달라, 해결할 수 있다’는 모호한 말로 사태를 악화시켰다.
네이버, 다음카카오를 연구하는 포털연구가이자 슈퍼파워블로거로서 인터넷에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글로 도배된 현실을 직시하며 사태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역시 정부의 말만 대변하는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로 안갯속에서 대변했다.
공포는 극에 달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 의사 1500명 접촉 서울시청 언론전용 웹하드 긴급브리핑과 이에 따른 정부의 1차 평택병원 공개와 2차 공개 가능성 시사가 진행 중임에도 어떤 것이 진실인지 모르는 국민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3일 파워칼럼 ‘메르스 보다 더 무서운 국민의 정부불신문화... 대안은?’을 고민 끝에 발표했지만 며칠이 지났음에도 시간이 갈수록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통령은 5일 처음으로 현장을 찾아 6일자 중앙지 1면에 톱으로 나왔지만 새벽에 집에서 스크랩마스터로 검색하는 입장에서 갑갑함을 넘어 안타깝기만 하다.
파주지역 메디인병원 메르스 해명보도자료는 몇 시간 만에 블로그에 천명이 들어와 ‘파주는 메르스가 없어서 안심이다’라고 올바른 정보에 목말라한다.
누가 2,500만 수도권 인구와 이제 전북에서 전국으로 향하는 메르스 공포로 국민을 몰아넣었나. 분명 매뉴얼은 있었을 것인데... 올바른 판단과 과감한 보고를 하지 않아 사태를 악화시킨 것이 분명한데... 몇 명의 보건관련 고위 공무원들만의 문제일까...?
세계 최고의 빠른 속도의 인터넷 환경을 가진 국민들에게 마치 6.25 때 이승만 대통령처럼 “괜찮다”는 무책임한 말을 하고 수도 서울을 도망치듯 포기한 것 같은 정부의 “괜찮다. 해결할 수 있다, 믿어 달라”는 말은 이 얼마나 무책임 한 말이고 행동인가.
5천년 역사지만 일제에 의해 단절된 문화국가로 아직 문화국가가 아니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필자의 ‘문화국가 아직 멀었다’는 탄식은 언제 끝날 것인가.
보건소에서 가져 온 N95 마스크 한 개와 일반 마스크 한 개, A4크기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바로 알고 대처하기’ 제목의 지자체 홍보물과 충북 오송에 있다는 질병관리본부(043-719-7777) 문의 전화번호와 ‘중동지역 여행 시 낙타 접촉 피하기’란 문구와 낙타그림이 지금이 인터넷시대인지, 어릴 때 1970년대 반공포스터를 보고 있는 것인지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