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특별한 주제가 없이 되는대로 이것저것 주워 담듯 촬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아마추어 사진가이며, 명확한 주제를 정해 사진을 촬영하고 그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음 주제를 찾는 방식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을 작가라 칭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가르는 기준은 ‘주제의 일관성에 있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일정 부분 동의한다.
삶에 빗대어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다양한 일을 접하며 버라이어티하게 살아가는 삶도 있고, 오직 한 가지 일에 일생을 바치는 삶도 있다.
어느 삶이 아마추어이고 또 어느 삶이 프로페셔널일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그런데 이건 좀 판단하기 어렵다.
어느 누가라도 감히 한 사람의 일생을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느 누구라도 감히 한 사람의 삶을 전문가와 비전문가로 평가할 수는 없다.
어떤 삶이든 각각의 모든 삶은 대단히 소중하다.
사진을 찍는 일은 사람에 어떤 기준에 따라 아마추어 사진가로 또는 전문적인 작가로 구분할 수 있겠지만,
단 한 번 살고 가는 인생은 누구라도 다 프로페셔널이어야 하는 이유이다.
철이 지나 시들고 말라비틀어진 꽃을 카메라로 찍어 보았다.
아마추어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전문가의 솜씨임이 확실하지만, 카메라에 찍힌 꽃의 지난 시간은 그 어느 전문가의 삶보다 더 치열하고 화려했었다.
비록 지금은 시들고 볼품없지만,
그 어느 누구라도 그 꽃의 지난 시간을 비전문가라 폄훼할 수는 없다.
그 꽃은 그 누구보다 더 정열적인 생을 살았다.
그 꽃의 꽃말은 열정이다.
그 꽃의 이름은 장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