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그래서 기꺼이 자신의 먹이가 되어준 생명에 대한 존중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눈물샘의 신경과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아서 먹이를 삼키기 좋게 수분을 보충시켜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고대 서양의 전설에 ‘이집트 나일강(江)에 사는 악어는 사람을 보면 잡아먹고 난 뒤에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이 전설을 여러 작품에 인용하면서 위선자의 거짓 눈물, 교활한 위정자의 거짓눈물로 굳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생명에 대한 존중으로 오인되는 ‘악어의 눈물’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가을비가 단풍잎 위에 영롱하게 맺혔다.
내 눈엔 참 눈물로 보인다.
떠나가는 계절의 슬픔이 아니라,
또 한 계절을 무사히 보낸다는 안도가 짙게 배인 눈물이다.
또한 새로운 계절에 대한 기대가 가득 담긴 눈물이기도 하다.
또르르.
이제 곧 흘러내릴 눈물이다.
차고 모이다 보면 아래로 아래로 향해야 하는 게 빗물의 숙명이고,
때가 되면 떠나야 하는 게 삶의 순리다.
그러니,
슬픔일리 없다.
가야할 곳으로 보낼 수 있으니 기쁨이다.
위선이 아니고,
교활이 아니라면,
떠남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다.
가을비와 단풍잎의 계절이 눈물을 만들었다.
참 눈물이 맺혔다.
떠나보낼 수 있으니 기쁨으로 흘러내릴 눈물이다.
또르르 또르르 그렇게 또 한 계절이 지나고 있다.
악어는 살기위해 먹이를 먹지만 우리는 삶을 위해 기대를 삼킨다.
닮은 듯 다른 눈물을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