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학생부 종합전형 실태조사를 통해 바라본 교육현장의 문제점
수정 : 2019-11-13 20:33:36
이우성
㈜우성교육 대표
입시제도가 공평하지 않고, 또 공정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 공정의 가치는 경제영역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교육분야에서도 최우선 과제이다.('19.9.1, 대통령)
교육부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제도 개선과 학종 운영행태를 확인하기 위해 학종조사단을 즉시 구성하고 실태조사 실시('19.9.26, 부총리)의 배경하에 지난 10월 11일부터 24일까지 학생부 종합전형 실태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가 11월 5일에 발표됐다.
학생부 종합전형 실태조사의 대상이었던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춘천교대, 포항공대, 한국교원대, 홍익대(가나다순)의 13개 대학으로 고교생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대학들 위주로 조사가 진행됐다
물론 13개 대학이 모든 대학들을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밝히고 있기는 하지만 고교생들의 해당 대학에 대한 선호도를 감안할 때 학생부 종합전형의 문제점 등을 조사하기에는 비교적 충분했다는 판단이다.
13개 대학의 전형별 선별인원 비율(2020학년도 기준)을 보면
13개 대학 중 홍익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 선발비율이 정시를 포함한 모든 전형에 비해 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고 이는 서울권 대부분 대학의 전형별 선발비율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학생부 종합전형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주요 언론들에서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고교 유형별 학생부 종합젼형의 합격률을 꼽았다.
학생부 종합전형 실태조사에서 밝힌 학생부 종합전형의 ‘지원자 대비 합격생의 비율’이 과고영재고가 26.1%, 외고국제고가 13.9%, 자사고가 10.2%, 일반고가 9.1%라는 사실만 가지고 과고영재고의 합격률이 일반고 합격률의 약 2.9배가 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고교 서열화를 지적했지만 이는 실제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결과이다.
조사대상이었던 13개 대학은 일반고 학생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은 대학으로 대부분의 고교생들은 위에서 언급한 대학들을 지원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각 고교에서는 전년도 합격자의 결과를 기준으로 학생들의 수시지원을 지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전년도 합격생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뒤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언급된 대학들은 본인이 지원을 하고 싶어도 주변에서 지원을 만류함에 따라 불합격의 두려움에 지원을 ‘못’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즉, 지원자 대비 합격률은 일반고의 한계에 부딪혀 지원조차 엄두를 못내는 학생을 제외한 결과이기 때문에 고교 유형별로 과고영재고의 합격률이 일반고 합격률의 2.9배라는 수치보다 훨씬 큰 격차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그 격차는 지원자 대비 합격률을 보고 판단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고교 유형별 고3 학생수 대비 학종 합격률을 통해 판단해야 된다.
위 결과는 이번 학생부 종합전형 실태조사에서 밝힌 고교 유형별 ‘고3 학생수 대비 학종 합격률’을 나타낸 표이다.
외고, 국제고, 과고, 영재고는 그 설립 목적이 일반고와는 다른 특수목적고이기 때문에 비교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치더라도 일반고와 자사고 사이에는 큰 격차가 보인다.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이번 조사 대상이었던 13개 대학(학생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은)의 합격한 비율이 일반고는 전체인원의 2.1%만 합격한 반면 자사고는 8.9%가 합격을 하였다.
다시 말하면 일반고의 상위 2.1% 학생들이 위 대학의 합격을 기대하지만, 자사고는 상위 8.9% 학생들이 합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수치이다.
이는 일반고와 자사고가 4.2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고 일반고와 특목고의 비교는 상황을 더욱 더 암울하게 보이게 만들뿐이다.
이렇게 고교 유형별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에 격차를 보이는 이유는 2가지중 하나가 자명하다.
첫 번째, 13개 대학은 일반고보다 자사고, 외/국제고 등을 선호한다는 사실의 증명이던가 두 번째는 학생부의 교과 및 비교과 영역 등이 기재됨에 있어 기재의 주체인 교사의 역량차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