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인터뷰>-우관제 파주문화원 원장

입력 : 2019-06-07 21:28:36
수정 : 2019-06-07 21:28:36



‘각계 다양한 활동 지원하는 문화허브 역할’ 모색
문화원, 파주 지역문화 뿌리 자부, 다양한 분야 선도적 역할 담당

오랜만에 뵙습니다. 파주시가 날로 확장되고 새로 입주해오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문화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분들도 아직 많은 것 같습니다. 문화원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문화원의 전국의 각 지자체에 하나씩 설립돼 그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창달하고 전통문화의 가치를 전승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민간단체입니다.

1967년 설립된 파주문화원은 지방문화원진흥법에 따라 운영되는 특수법인으로 문화예술 교육과 생활문화 활성화, 지역사 연구, 문화유산 홍보 및 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파주시가 외형적으로 큰 변화의 와중에 있습니다. 이전 도농이 혼재한 소도시에서 이제 인구 50만에 이르는 중대형 도시로 확장되고 있는데요. 문화원의 사업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신도시들이 자리 잡기 이전에는 전통문화와 관련된 사업들이 중심을 이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 문화유산에 대한 연구와 자료의 발굴 보존, 율곡 선생, 황희 정승, 윤관장군 방촌 등 선현에 대한 연구와 추모사업 전개 등이 중심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시민들의 문화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문화학교를 통한 생활문화 교육 및 동아리 활동 지원 등으로 활동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문화원에서 연간 5000여명의 시민들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익히고 배운 것들을 세상에 선보이는 시스템, 문화발산의 체계적 구조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입니다. 외적 변화는 있지만 지역문화 창달과 전통문화의 전승이라는 문화원의 중심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현대화되면서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 도시화의 영향으로 지역에 대한 애향심이나 소속감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지역문화와 전통문화를 중시하는 문화원을 이끌고 있는 수장으로서 해결방안을 제시한다면?

전통문화의 현대적 활용과 공유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통의 원형을 지키는 과제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전통을 풀어서 현재의 시민들에게 유용한 가치를 풀어내야 합니다.

이제는 익숙해진 스토리텔링이나 최근 유행하는 VR(가상현실) 등의 기본은 문화원형 즉 과거의 역사적 사실이나 이야기에 그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율곡 선생을 추모하는 것도 제향을 모시는 것을 넘어서, 선생의 가르침을 현재에도 유용한 교육지침이 되도록 재구성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야 전통이 생명력을 갖고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역의 역사, 그리고 문화적 환경이나 자산들이 생활에 유용하다면, 원주민이나 입주민의 구분 없이 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것이고, 이것이 곧 시민들에게 지역적 소속감이나 연대감의 공유를 제공하는 바탕이 될 것입니다.

파주가 갖고 있는 많은 문화자원 중에서도 우리시가 중점적으로 가꿔나가야 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파주의 특징은 풍부한 역사문화적 자산과 평화의 소망이 모이는 상징적 장소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주는 유교문화의 성지입니다. 율곡 선생과 우계선생, 사계선생, 현석선생 등과 그 제자들을 따지자면 동국18현의 상당수가 파주와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또 향교와 서원, 단 등 관련 유적도 많습니다.

복원해야할 향교와 서원, 단 등을 포함하면 그 수는 다른 지역과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이 같은 문화적 전통을 묻어두어선 안됩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취사(取捨)의 과정이 당연히 있어야 하지만, 한 때 한국정신, 한국철학의 뿌리가 이곳 파주에서 꽃피었음을 잊어선 안 됩니다. 옛 것에 대한 답습을 넘어서 문향(文鄕)의 전통을 이으려는 새로운 사고와 도전이 필요합니다. 

또, 파주는 세계인들의 평화에 대한 기원을 모을 수 있는 상징적 장소입니다. 뉴스의 배경으로만 남아선 안 되고, 평화를 위한 연구와 행동이 이뤄지는 터가 되어야 합니다. (세계)평화를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 남북통일이 되어도 평화를 기원하는 세계인들이 모일 수 있는 상징이 있는 곳으로 치밀하게 가꿔 나가야 할 것입니다. 

파주를 문향(文鄕)이라고 합니다. 또 역사적으로 수많은 역사유적을 품고 있고, 빼어난 인물들을 많이 배출한 곳인데 현재는 율곡 선생을 중심으로 한 일부에만 집중되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많은 위인들이 파주와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파주문화원에서 그분들에 대한 자료의 수집과 연구를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율곡 선생님은 많은 위인들 중 대표적인 분으로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훌륭함의 크기를 가늠한다는 것은 어렵고, 필요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 분, 한 분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지속되면 선현들의 업적을 널리 알리고 추앙하는 기회도 많아지리라 생각합니다.

방촌문화제가 올해 4회째 개최되고, 윤관장군을 기념하는 ‘별무반 출정식’도 어려운 가운데서 자리매김을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또 우계사당 제향도 올 해 새로운 변화를 선보였습니다. 문화원과 시민, 후손들의 관심과 열의를 통해 파주와 우리나라를 위해 애쓰신 분들에 대한 다양한 추모의 결과들이 개발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화원 발전을 위해 독립된 원사를 건립하는 것이 문화원의 오랜 숙원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유와 추진현황 등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문화원 원사의 확보는 지역문화의 외형과 내면을 함께 발전시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원사의 구성이 중요한데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공연과 전시 공간이 필요합니다.

시민들의 생활문화 교육 활동은 폭발적으로 증가 했는데 이를 발표할 무대는 찾기 어렵습니다. 예술가들을 위한 전문 공간의 문턱은 너무 높습니다. 생활문화 교육이 시작되고 가장 활성화 된 문화원에서 공연 및 전시공간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생활문화의 활성화의 첫 단추를 온전히 채울 수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한 눈에 살피고 교육받을 수 있는 공간이 꼭 필요합니다.

파주를 자세히 알아야, 파주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습니다. 파주의 역사, 문화, 인물, 현재, 미래를 학습할 수 있는 배움과 이해의 공간을 문화원에 담으면 파주사람으로서의 자긍심과 연대감을 아이들에게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파주문화원도 지역문화의 중심체로써 그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꼭 필요한 공간의 확보와 지역적 균형 등을 고려해 다양한 방안들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문화원의 올 해 주요사업과 향후 문화원의 발전방향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조리읍 마을지’와 ‘탄현면 마을지’를 발간하게 됩니다. 두 지역의 기록할 만한 문화적 유산들을 빠짐없이 담을 수 있도록 꼼꼼하게 추진하겠습니다.또 DMZ 지역의 역사적 유산들을 찾고 정리하는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사보고서의 발간을 통해 향후 DMZ 연구와 활용을 위한 바탕자료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방촌문화제’와 ‘율곡문화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현들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함께 준비하고 즐기는 잔치의 마당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문화원은 감히 파주 지역문화의 뿌리라고 자부합니다. 도서관, 예술단체, 생활문화, 청소년, 축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이제 시대가 변하고 문화원의 역할과 위상도 변해가고 있습니다. 전문화되고 다양해진 문화활동들 속에서 공익적 위상을 견지하며, 문화활동을 이끌기보다 각계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문화허브로서의 역할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