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계문화재단 성호경 이사장

입력 : 2022-04-12 20:45:24
수정 : 2022-04-12 20:45:24

우계문화재단 성호경 이사장. 출처/우계문화재단

파주삼현 중 가장 많은 후학 길러낸 ‘기호학파’ 양성의 스승 우계 성혼(成渾) 선생
우계기념관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며 즐기는 공간 만들 터
청송 성수침선생과 묘갈, 신도비 경기도문화재 지정 않돼 아쉬워

[파주시대 김영중기자]= 우계 성혼(成渾) 선생은 1535년(중종 30) 서울 순화동에서 태어났다. 파산학파의 중심인물인 아버지 성수침을 따라 고향인 파평면 눌로리로 이사왔다. 

파평면 소 개울 마을을 한자로 성혼의 호 우계는 만든 ‘우계(牛 소 우, 溪 시내 계)에서 따왔다. 휴암 백인걸에게 성리학을 배워 대학자로 성장했다.

파주삼현(우계 성혼, 율곡 이이, 구봉 송익필) 중에서 가장 많은 후학을 길러낸 인물이 고향에서 학동들을 가르쳤던 성혼이다. 가히 ‘기호학파’ 양성의 스승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출처/파주인문학 둘레길. 최종환 지음)
 
우계 성혼 선생은 조선 중기의 유학자, 철학자이며 시문학 등 정치에 이르기까지 명성이 대단했다. 평생을 후학 양성에 힘쓰며 항상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면서 수시로 개혁을 요구하는 상소를 올리는 등 시대를 밝히는 지식인으로 인정받고, 특히 선조 임금의 신뢰를 높이 받았다. 

한편, 우계문화재단 설립 목적은 우계 성혼 선생 묘역관리, 제사 외 문화행사 등이 있으며, 성균관 대학교 한국철학인문연구소와 합동으로 우계의 학문을 연구·발굴해 연 2회 학보 발행을 비롯 학술발표회 개최 및 파주지역 중·고교에 우계선생 학문을 소개하고 있다.

파주읍 향양리에 위치한 우계기념관은 준공과 동시에 파주시에 이관했다. 그러나 파주시에서는 발전적으로 이 기념관의 사업을 진행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10년이되는 오늘날까지 어느것하나 변화된 것이 없다고 하는 성호경 이사장.  

그러면서도 여러 곳의 다른 기념관과 비교해 볼 때 우선 규모가 너무 적어 이를 확장해 복합문화시설로 조성시켜 많은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며 즐기는 기념관이 될 것을 희망하고 있다.

또한 기념관 위쪽으로 자리잡고 있는 우계묘역은 문화재지역인데 관리통제가 되지 않아 일반인이 자유로이 출입해 문화적 묘역관리가 시급함을 알려 고귀한 문화유적 지역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바람도 갖고 있다.

9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불철주야 재단운영과 성혼 선생의 시대적인 삶과 철학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우계문화재단 성호경 이사장(2014년 제4대 취임)을 만나보았다. 

파주읍 향양리에 위치한 우계 선혼선생 묘. 인근에 종중 묘가 있다. 출처/우계문화재단

■ 우계문화재단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파주시 파주읍 향양리에 있는 우계 성혼의 묘역 관리를 하면서 우계 성혼 선생의 학문을 발전시키고 도학 정신과 성리 사상을 국내외로 널리 연구 보급, 동양사상 및 민족문화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1986년 1월 28일 설립된 우계문화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재단법인입니다. 

우계문화재단이 설립된 이후 첫 사업으로 6.25동란 중 소실된 우계 성혼선생 사당을 제일 먼저 복원했습니다. 우계선생께서도 임진왜란중 폐허가 된 서원 옆, 우계서실에 사당의 신주를 제일 먼저 모셨지요. 이런 생각으로 사당을 복원했으며 그 후 재실까지 준공, 제대로 된 우계묘역을 갖추어 관리하고 있습니다.

■ 이사장님께서 오랜 기간 재단을 운영해 오신 걸로 알고 있다. 그간 구체적으로 어떤 조사가 이뤄졌고 거둔 성과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1986년 재단이 만들어질 때 초대이사로 재직을 했으니까 35년이 넘었지요. 재단의 명칭이 우계문화재단이라서 우계 성혼선생의 문화 가치를 선양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본 재단이 하는 일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성씨문중은 물론 지역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우계 성혼선생 제향을 지내고 있습니다. 더불어 여러 문화행사도 함께 해 왔습니다. 둘째, 우계 성혼선생 묘역관리외에도 학문적 가치를 계속해 발굴하고 발전시켜 세상에 널리 알리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파주지역 중·고교에 우계선생 학문을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근래에 우계선생의 일생을 만화로 만들어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 우계와 율곡은 도의지교를 맺은 사이며 서인의 종장임은 물론 학문적 성과도 다른 도학자와 비할 바가 아닙니다. 율곡과 퇴계선생의 경우 학술연구재단에서 매년 학문적 성과가 나오는데 우계문화재단에서는 이와 관련해 어떤 일을 진행하고 계신가요.(우계학보) 

그동안 수 십년 동안 학보를 발행해 왔는데 아직 한국연구재단의 등재지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제 임기 중 등재지로 인정받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한국 철학인문연구소와 합동으로 우계의 학문을 연구·발굴하여 연 2회 학보발간과 학술발표회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양질의 논문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향후 몇 해 내로 <우계학보>가 한국연구재단의 등재지로 인정받아 그야말로 많은 학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전문연구지로 만들 생각입니다. 

우계 성혼선생 묘역 내 있는 청송 성수침 묘갈. 출처/우계문화재단 

■ 우계기념관을 파주시에 이관한지 이제 10년이 지났습니다. 재단에서는 우계기념관의 발전과 관련해 조언과 기대사항이 있으시다면

모든 문화재단에서 기부를 할 때는 더욱 활성화된 기념관을 기대해서겠지요. 책임있는 운영을 하고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의 장이 되어 우계선생 묘역과의 연계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퇴계선생이 짓고 쓴 청송선생과 우계선생의 비석이 학술적 가치가 있다는 것은 논문을 통해 증명된 바 있지 않습니까. 

지금 퇴계 이황, 율곡 이이, 고봉 기대승, 우계 성혼, 성운선생과 같은 조선을 대표할만한 도학자들이 참여한 비석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기념관과 묘역이 함께 있는 이곳은 얼마나 멋진 배움의 장소겠습니까.  

■ 현재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된 것이 우계성혼묘와 석물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성수침의 묘갈과 성혼 신도비의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압니다만 향후 문화재 승격에 대한 (경기도문화재 혹은 국가지정문화재) 전망은

현재 경기도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우계선생묘입니다. 아쉽게도 처음 지정할 때 청송 성수침선생과 묘갈, 신도비를 지정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청송묘갈은 세상에 드문 묘갈입니다. 여러 학자들한테 질의를 했습니다만 문화재 지정에서 빠져 있다는 것이 의외라는 말을 하더군요. 

따지고 보면 동국18현 중 3분이 직접 참여하고 간접적으로 참여한 분이 송시열선생 아닙니까. 더구나 묘역과 비의 건립과정이 문집에 자세히 남아 있어 학술적,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묘역입니다. 사대부 묘역 조성과정이 기록에 남아 있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본 재단은 성혼선생 묘와 더불어 청송선생, 묘갈, 신도비는 물론 장좌리에 있는 성혼선생부인(고령신씨)의 묘까지도 확대지정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우계선생의 생가는 파산서원 근처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복원에 대한 전망은 어떠신지요

파산서원은 우계선생이 생전에 사셨고 제자들을 양성한 곳입니다. 임원경제지에는 파주의 대표적인 상택지 중 하나로 우계를 꼽고 있습니다. 파산서원은 물론 생가가 복원되어 우계선생의 도학자적 삶이 빛을 발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우계문화재단에서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우계문화재단의 향후 계획과 지역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씀은

궁극적으로 우계 묘역 일대가 율곡선생 유적처럼 국가지정문화재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계문화재단 부지에 향후 복합문화시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우계 성혼선생을 선양함은 물론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며 즐기는 유적지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pajusida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