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아날로그의 마력 강근숙 작가

역사바로세우기 대한사랑大韓史郞 공모 논문부문대상 수상

입력 : 2021-07-26 20:07:19
수정 : 2021-07-29 08:21:24


강근숙<사진> 그는 파주토박이로 올해 나이 69세, 삶의 연륜마저 곱게 물들 나이다. 그는 요양보호사와 문화관광해설사를 겸직하면서 글을 쓰는 작가이기도 하다. 

2020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역사논문(자료)부문’ 최우수상, 올해 2021년에는 ‘전국건강보험공단 수기공모’에서 우수상, ‘역사바로세우기 대한사랑大韓史郞공모’에서 논문부문대상을 받았다. 

내로라하는 전국 규모의 상을 지난해에 이어 이태 연속 세 번이나 수상한 그가 궁금했으나, 거듭 요청하는 인터뷰를 수락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음을 밝힌다. 

□ 전국건강보험공단수기공모 우수상(제목-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치매, 이해하고 다독이다) 수상과 직업의 연관성   
저는 요양보호사로 근무한 지 7년입니다. 제가 쓴 수기 내용에도 있듯이 우리는 누구나 나이 들고, 병들어 앓다가 생을 마칩니다. 사람이 겪는 병중에 가장 무서운 병이 치매입니다. 자식이 엄마의 엄마가 되어야 하는, 몸보다는 마음이 더 아프고 슬픈 질병입니다. 

뇌가 퇴화하여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제 어머니도 제가 근무하는 요양원에서 함께 생활했었으니, 치매라는 병이 얼마나 무섭고 가족들을 지치게 하는지를 저는 잘 압니다. 

요즘 같은 맞벌이 시대, 유병 장수하는 시대에 병든 부모를 오랜 기간 부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요양원은 인생과 인권이 버려지는 곳이 아닙니다. 치매를 앓는 어르신들에게 맞춤형 치유프로그램과 다독임으로 서로 위로하고 힐링을 돕는 곳입니다.  

지금은 환자나 보호자의 사회적 인식이 향상되어, 심성 따뜻한 요양보호사가 함께 생활하는 요양원에 치매 부모를 모시고 나면 자식들도 죄책감에서 벗어난다는 말을 듣습니다. 

물론, 육체적으로 힘들기는 하지만, 같이 울고 웃고 끄덕이는 정신적 교감은 요양보호사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기쁨입니다. 제가 쓴 수기는 우리 요양원에서 경험한 일을 그대로 쓴 글이니 우리 어르신들과 동료들이 준 상이기도 합니다. 

강근숙, 그의 말을 들으면서 덧없는 것에 매달리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무가치하고 어리석은지, 깊이를 알 수 없는 한 줄 메모가 뇌를 때렸다. 그에게는 치매환자를 돌보는 최적의 온도가 내장되어 있는 듯하다. 환자들의 웃음에서 힐링을 하고, 도리어 위로를 받는다는 그는 치매와 인문학 사이에서 아닐로그식 정情을 빚는 사람이다. 

□ 역사바로세우기 대한사랑大韓史郞공모 논문부문대상(제목-다시 개벽, 삼족오 날다) 수상 소감과 (사)역사바로세우기 대한사랑大韓史郞의 소개
파주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일한 지 올해로 18년 차입니다. 우리나라역사에 관심이 많은 만큼 가려진 역사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많았습니다. 간혹 기행수필을 쓰면서 우리의 역사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자료들을 두루 찾아보았지만, 후련한 내용이 없어서 답답하고 아쉬웠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대전에 갔다가 ‘대한역사바로찾기’ 서명운동캠페인을 보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바른 역사에 목마르던 차에 기꺼이 서명에 참여했고, 리플렛과 ‘대한사랑’ 창간호를 받았습니다. 

‘대한사랑’에는 동방의 한국인이 잃어버린 역사의 진실이 오롯이 담겨 있었습니다. 중국이 2002년부터 추진한 동북공정은 물론, 우리 곁에서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친일 잔재에 대하여 상세히 서술해 놓았습니다. 숭례문(남대문)이 왜 국보 1호인지, 흥인지문(동대문)이 왜 보물 1호가 되었는지 그 사실에 분노가 일었습니다. 

일제는 당시, 조선점령기념물로 삼기 위해 숭례문과 흥인지문을 각각 국보 제 1호, 보물 제 1호로 지정했던 것입니다. 숭례문과 흥인지문의 문화사적 가치를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왜 침략국 일제의 왜곡 지정이 아직도 우리의 역사로 이어지는지 수치스럽습니다.  

일제는 조선을 통째로 삼켜버리고 영원히 식민지로 삼고자 역사를 왜곡했습니다. 일제는 ‘조선사’를 편찬하면서 단군 관련 기록을 삭제하고, 조선인을 열등한 민족으로 만들어 일제의 충실한 신민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때 단국檀國이라 칭하는 배달의 초기역사를 신화로 둔갑시켜 “쑥과 마늘을 먹은 곰이 여자가 되어 단군을 낳았다”고 가르쳐 뿌리 없는 비루한 민족으로 전락시켰습니다. 단군사는 역사이며, 일제가 말하는 신화가 절대 아닙니다. 

신화라는 단어를 일제의 표현에 의하면 말 그대로 귀신 씨 나락 까먹는 허황된 이야기일 뿐입니다. 우리의 올바른 역사는 세계에서 인정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서 환단고기桓檀古記에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전역에서 역사바로세우기 서명운동캠페인에 이름 석 자 쓴 것이 인연이 되어, 역사서 환단고기桓檀古記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환단고기는 환국에서 배달국까지 단군 이전의 역사와 9천 년 한민족사를 총체적으로 드러낸 역사서입니다. 일제의 역사 왜곡 외에도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내용도 우리는 바로 알아야 합니다. 

문화관광해설사로서 오류와 왜곡으로 얼룩진 역사를 늦은 나이에 바로 알게 된 것도 제 개인의 위대한 역사라 생각합니다. 역사와 문화사적 가치에 관심이 많은 저에게 응모를 권한 주변 분들께 고마운 인사를 전합니다. 

“내가 어떻게”를 혼잣말로 하는 날들이 지나고, 응모 마감 날이 다가왔습니다. 변덕스런 마음이 “포기하자, 할 수 있을까, 해볼까, 그래 하자!”로 바뀌었을 때는 이미 시계 바늘 호흡이 최고점을 향해 달리고 있었습니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요? 어떻게 썼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숨이 가빠집니다. 

역사의 왜곡에 흥분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는 사명감이 분노로 끓어올랐습니다. 제가 아는 지식과 사실이 감정을 북받치게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지식인들과 역사분야의 석학들이 대거 응모했다고 들었습니다. 

사단법인 대한사랑 박석재 이사장과 함께

심사평을 옮기자면 “석학들의 논문보다 흐름이 자연스러워서 흥미롭고 쉽게 읽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합니다. 역사를 탐닉하고 공부하는 18년 문화관광해설사의 내공 덕분이지 싶습니다. 어른 손 한 뼘보다 더 두꺼운 머리맡 역사서 환단고기에 행복해 하는 저는 사단법인 대한사랑大韓史郞(이사장 박석재)을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단체”로 잠시 착각했었습니다. 

대한은 천지광명을 온전히 발현한 광명의 인간, 사랑은 9천 년 신교역사의 국통國統을 되찾는 일꾼으로 역사문화 사상과 원형의 맥을 전하는 지킴이라는 게 이 단체의 올바른 정의입니다. 국내 유수의 석학들 작품 중에 선정된 것도 기쁘고, 역사를 바로 아는 계기가 되어 더욱 뜻깊습니다.  

강근숙, 그는 국내 유명 문학 관련 상도 다수 수상했다. 무엇보다도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역사논문부문최우수상(제목-파주삼릉 등록에 나타난 조선시대 능역 조성과 관리에 대한 소고)을 수상한 논문에선 “전공자를 뛰어 넘는 수작의 논문이다… 앞으로 이보다 나은 파주삼릉에 대한 논문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후략>”는 심사평을 받았다는 후문을 들었다.

역사 왜곡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는 강인하고도 냉철한 소신을 각인한 그의 논문을 접했다. 역사학자로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실력과 필력에 감탄했다. 왜곡과 허구의 중국역사 삼국지 전질을 내다버리고, 환단고기를 꽂은 책꽂이를 보고 규장각이 부럽지 않다는 대목에서 소름이 돋았다. 

명불허전이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작가로서의 글 재능과 요양보호사로서의 마음 체온, 문화관광해설사로서의 부단한 노력의 삼중주가 잘 빚어낸 결과물이 자연스럽다. “나는 가방끈은 짧지만, 공부끈은 계속 늘려갈 거예요.”라며 밝게 웃는 그의 입가에 강한 다짐이 번진다. 역시 그에게는 긍정이 솟는 아날로그의 마력이 있다.

사진/대담 하현숙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