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신도시 고도제한 무의미··· 2014년 지구단위계획 준공
입력 : 2021-07-06 20:46:10
수정 : 2021-07-25 17:16:20
수정 : 2021-07-25 17:16:20
운정신도시 전경/파주시
파주시··· 감사원 사전컨설팅 자문통해 협의대상 아냐
군(軍)··· 2004년 국토부-건교부 조건 합의 군 협의 필요
[파주시대 김영중 기자]= 대한민국 2기 신도시로 출발한 운정1.2지구는 참여정부인 노무현 대통령 임기때 서울의 부동산 가격 폭등을 억제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으로 운정신도시가 지정(당시 12개 지역 선정) 돼 2003년부터 LH(한국토지주택공사. 당시 대한주택공사)에 의해 건설된 신도시이다.
사업기간은 2003년부터 2014년까지로 예정된 시기인 2014년도에 준공이 됐다. 이후 3지구가 추가로 지정되며 현재 목동동, 동패동, 당하동 등에서 아파트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운정1.2지구가 어느정도 들어서고 3지구가 진행됨에 따라 완공되면 가구수 총 8만7000여 세대에 인구는 약 30만 명에 이를 예정이다.
이에 걸맞게 운정신도시에는 이마트, 홈프러스, 하나로마트(건축중) 등 대형 생활형 매장들이 들어서 있다.
교통편의로는 경의·중앙선 운행, 강남을 20분이면 갈 수 있는 GTX-A노선 착공, 최근 발표된 제4차철도구축망계획에 지하철3호선 대화역~금릉역을 잇는 사업이 포함돼 파주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여기에 서울(파주 금촌~서울 상암동)을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서울~문산간고속도로가 개통돼 운행되고 있어 파주도 고속도로 시대를 맞았다.
또한 운정신도시(상지석동)에서 고양 성석동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첫 삽을 떠 신도시 주민들은 더욱 빠르게 서울을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4월 파주시는 ㈜하율디엔씨(대표 정장원)의 주상복합주택시설 건설사업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하율디엔씨는 곧 사업착공계를 내고 본격적인 신축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운정신도시가 대규모 개발 지역으로 떠오를 전망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하율디엔씨가 진행하는 주상복합주택시설은 파주지역 최초 172m라는 초고층 건물로 앞으로 파주 운정신도시 만큼은 고도제한에서 풀린 것으로 간주돼 대규모 사업 개발이 이어질 전망이다.
㈜하율디엔씨는 부지 준공이 마무리된 운정1~2지구 중심상업용지인 운정역 앞 와동동 일원 8만9979㎡에 총 2조6000억 원을 들여 오는 2025년까지 지하 5층 지상 49층(높이 172.95m) 규모의 아파트 744세대와 오피스텔 2669호 등 주상복합건물신축에 나설 예정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업계획 승인과 관련, 인허가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도출됐을 뿐 아니라 국방부와 9사단과 군 협의를 봐야 하는 문제가 있어 사업의 승패는 군의 입장 변화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운정신도시에는 지난 2007년 sk가 지상 50층 규모(높이 198m) 주상복합아파트 신축이 군의 고도제한 입장에 따라 사업이 백지화된 데 이어, 지난 2019년에는 서희건설이 지상 50여층 규모(높이 145m) 주상복합아파트 등 초고층건물 신축을 추진했으나 군의 반대로 (올해)지난 19일 지상 39층(높이 117m)으로 낮춰 승인받았다.
㈜하율디엔씨의 건설사업계획 승인이 관심을 끄는 것은 앞서 언급된 두 개 건설회사가 운정신도시에 추진했던 초고층사업이 군 협의에 막혀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형평성이 언급되는 것도 당시 2년전만 해도 시 관련부서는 군의 131m 의견을 수렴해 이보다 낮은 고도를 고수했는데 이번 사업승인은 172m로 40여m가 더 높다.
■ 파주시, 감사원의 사전컨설팅 통해 협의대상이 아니라고 통고해와 고도제한은 사라진거나 다름없다
앞서 파주시는 건설사업계획을 승인한 배경에는 지난 2019년 9월 운정신도시 내 초고층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시 관할 부대 협의 대상여부를 묻는 시의 요청에 감사원은 사전컨설팅을 통해 협의대상이 아니라고 통고해와 고도제한은 사라졌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주택법 15조에 의거 택지개발사업 준공지구이면서 군사기지법상 보호구역에 해당하지 않은 운정신도시 사업부지 내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과 관련 구 택지개발촉진법 제3조에 의해 운정택지개발지구 지정시의 국방부 협의의견을 적용, 관할부대와 반드시 협의해야 하는지를 감사원에 사전 컨설팅을 의뢰했다.
이에 감사원은 ‘운정택지개발사업 준공지구 내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관할 부대 등과 반드시 협의를 거쳐야 하는 건 파주시의 의견은 주택법 제19조와 택지개발촉진법 제16조 등의 지난 2000년 대법원 판례 등에 비춰 적정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어 ‘다만 주택법 제15조에 의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은 행정청 재량행위에 속하고 공익상 목적 위해 건축물 높이를 181m에서 131m 이하로 제한하는 게 필요한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시는, 운정신도시 준공지구 내 초고층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은 관할 부대 협의가 아닌 파주시 행정권 재량이라는 감사원의 사전 컨설팅의견서를 국방부, 국토교통부, 9사단 등에 각각 송달하는 등 행정 절차를 밟아 국방부의 열린 행정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군 입장은 전혀 다르게 비쳐지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 군(軍) 2004년 국토부-건교부 조건 합의··· ‘파주운정신도시 개발 관련 사안별 세부계획 수립 시 반드시 관할부대와 협의 후 추진할 것'
군(9사단) 관계자는 파주운정신도시 고도제한과 관련해 관할부대인 사단의 입장이 지금까지도 변경된 것은 없다. 사단에서는 관련법과 상급부대 지침에 따라 충분한 검토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 대한 작전성 검토대상 여부에 대해서는 2004. 12월 국방부가 국토교통부(구 건설교통부)의 요청에 따라 ‘택지개발 촉진법’ 제3조를 근거로 협의한 바 있다.
당시 양 부처는 ‘파주운정신도시 개발 관련 사안별 세부계획 수립 시 반드시 관할부대와 협의 후 추진’할 것을 조건으로 협의했고, 이에 국토교통부도 위 조건 준수를 전제로 사업을 승인했다. 당시 LH는 ㈜하율디엔씨(인창건설)에 토지매매 시 앞에서 언급된 군협의 내용을 단서로 달았다.
따라서, ‘택지개발촉진법’ 제3조에 의한 국토교통부의 조건부 승인은 적법한 행정행위로 이행할 법적 의무가 있으며, 해당 지역의 건축물 고도 등 세부계획에 대해서는 관할 부대와 협의해야 한다.
특히, 해당 지역 인근에 위치한 대공방공진지는 서울 외곽 대공방어를 위한 핵심 진지로서, 작전방경(3km) 범위 내 131m(00산 높이) 이상의 건축물을 신축할 경우 사격제한, 레이더탐지제한, 진지노출 등 정상적인 임무수행이 불가해 국가 방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작전성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 발전도 중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하지만 ‘국가안보’ 보장이 먼저 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파주시와는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 파주시와 군의 온도차가 달라 대안이나 합의점 필요
군이 승복하지 않는 한 아직도 군 협의는 남아 있는 셈이다. 문제는 감사원의 컨설팅은 행정에 대한 부분이지 군에서 주장하는 고도제한 문제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곳에서 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군 관계자가 참여하지 않은 컨설팅은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김모(59) 교수는 ‘만약 군부대에서 고도제한을 두고 이의 제기를 했을 경우 사업승인을 내준 파주시나 시의 조치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는 개발사업자는 소송전으로 이어 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사업진행이나 분양 등이 정상적으로 추진이 되겠느냐’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결국 사업도 지지부진하며 개발사업자 또는 분양받은 사람들은 재산상의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데 있다.
김 교수는 또 ‘군 입장에서 갑자기 몇 개월 사이에 바뀐다는 쉽지 않은 부분이다. 실제로는 개발사업자의 주상복합건물 건설은 ‘군동의’ 라는 마지막 고비를 남겨두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태풍의 핵과도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해 본지 창간 8주년 특집 인터뷰 질문에서 최종환 시장은 ‘파주시는 이미 군부대 의견을 지구단위계획에 반영해 준공했으며, 해당지역은 군사기지법에 따라 보호구역이 해제됐고, 감사원 사전컨설팅 감사 결과에 따라서도 대법원 판례 등을 근거로 행정청인 파주시에서 사업추진 신뢰보호성과 공익상의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승인여부를 결정하도록 결과를 통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운정이라는 대도시에 이미 운정1.2지구 지구단위계획 준공이 2014년에 된 상황이고, 10년 이내 3지구까지 완공되면 운정신도시 인구는 35만여 명에 이를 전망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도제한은 무의미한 것 아니냐 하는 의견들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군도 이번 기회에 군사보호시설법 일부를 폐지하는 방향과 폐지가 어렵다면 지자체나 개발사업자가 부대를 이전시키주는 방법 등이 언급되고 있다.
pajusida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