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투표도, 여행도 하고 싶은 완벽한 당신을 위한 사전투표

입력 : 2016-02-11 21:36:29
수정 : 2016-02-11 21:36:29


파주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담당관 하언우


계절은 언제나 사람의 생각보다 빠르게 변하는 것 같다. 낙엽이 지던 자리에 어느 순간 눈송이가 내려앉았다. 이렇게 날씨가 점점 추워질수록 사람이란 무릇 따뜻한 것을 찾고 봄이 오길 소망한다.

그런데 봄을 생각하면 역시 꽃놀이 아니겠는가? 대표적인 봄꽃인  벚꽃의 만개일은 4월 14일 ~ 15일로 예측된다고 한다. 벚꽃 만개일 하루 전은 당연하지만 4월 13일이다. 한편, 부지런한 사람은 올해의 달력을 보는 순간 공휴일을 셌으리라. 그리고 아마도 4월에 ‘보너스 공휴일’이 하루 있음을 눈치 챘을 것이다. 그 날도 바로 4월 13일이다.

그러나 이 날은 그저 주어진 공휴일이 아니다. 민주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도록 국가가 편의를 보장한 날,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선거일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듣고 나면 사람들은 아마도 13일이 수요일이고, 만개일은 목·금이니, 이 만개 기간에 휴가를 이틀 써서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봄과 벚꽃을 만끽할 계획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독자의 정치적 양심이 꿈틀댄다면, 투표권도 행사하면서 휴가를 즐기고 싶을 것이다.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면 팁을 드리고자 한다. 선거관리위원회가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처음 꺼내든 야심작 ‘사전투표제도’다.

사전투표제도는 규정상 선거일 전 5일부터 2일간 유권자가 사전신고나 신청 없이도 전국에 설치된 사전투표소 어디든 방문하여 투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선거일은 법으로 수요일로 정해져있기 때문에 사전투표일은 선거일 전 주의 금·토요일이 된다.(올해는 4월 8·9일) 유권자는 자신의 지역구와 무관히 어느 투표소든 방문하여 투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장이나 여행을 떠난 경우에도 편리하게 투표할 수 있다.


예컨대 서울시 영등포구에 사는 본인은 그날 파주시에 있는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할 수 있다. (주의! 이 경우에는 반드시 ‘관외투표’를 하여야 한다.)

이러한 사전투표제도는 지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체 투표율을 약 5%p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됐다.

더욱이 올해는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나 장애인의 방문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사전투표소를 1층 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장소로 확보하도록 하여 접근성을 높였다.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공공성 있는 건물이면서 1층 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장소를 확보하는 일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의 노고로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 확보했다.

하지만 아무리 잔칫상이 상다리가 휘도록 차려졌어도 손님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랴. 많은 손님이 와서 맛있게 드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준다면 잔치를 준비한 사람은 비로소 흐뭇하게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사전투표제도도 마찬가지다.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도 잔칫상을 즐겨줄 유권자가 없다면 결코 웃지 못 할 것이다. 사전투표소를 주말에도 지키는 지방공무원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유권자들의 소중한 발걸음과 참여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제19대 국회의원선거의 투표율은 54.8%였다. 절반을 조금 넘는 사람들이 투표했다. 통상 당선인이 50%의 득표를 전후해서 결정된다면, 전체의 25% 남짓한 사람들의 득표만으로 당선되어 100%의 사람들을 대표하게 된다. 어려운 정치학의 개념이나 비평을 보태지 않더라도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생업에 종사하느라, 다른 바쁜 용무로 투표하지 못했던 분들 또한 사전투표 하여 보다 높은 투표율이 나타나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선거일을 맞아 모처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망중한을 즐기려는 분들도 사전투표제도를 통해 투표권을 행사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사전투표제도는 자신과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사는 평범한 우리네를 위해 어렵게 차린 잔칫상이다. 우리의 휴식은, 우리의 하루는 소중하기 때문에!


파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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