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詩>- 덕진산성③

입력 : 2015-11-20 19:35:04
수정 : 2015-11-20 19:35:04


지은이 통일교육위원 한상학


統一祈願詩

                                                   덕진산성(德津山城)의 四季-③

강물은 긴 세월 돌고 돌아 마지막 다다른 곳 임진강하구 1.) 덕진산성

부여 마한 진한 변한 그리고 다시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발해로
면면히 이어온 민족혼맥 그리고 그들의 치열하고 웅혼한 함성소리가 산성에서 들린다
셋이 들어가려던 덕진산성, 이제 둘이 마주하는 것을 보았네 언제 하나가 될까

그리고 언제나 찾을까 2.) 잃어버린 지평선 샹그릴라 간도
외로운 독도의 한숨소리도 사라지는 날이 오겠지

덕진산성은 유구한 역사 속에 고통 섞인 흔적과 상흔들을 보아왔네
산성 앞마당 초평도에 켜켜이 쌓아놓고도 모자라
산성 푸르죽죽한 바위면 낭떠러지에 씻겨가지도 못하고
아슬아슬 걸린 채로 임진강만 빈 배로 흘러가네

그래도 봄이 왔다 생각하여 종달이 텃새들 내뱉는 소리 생기가 돌고
해마루촌 늙은 농부 트랙터 몰고 밭갈이 나가더니
어느새 여름이 되어 주변 산하에는 파랗게 생기가 돌며 남풍이 한번부니 파도가 넘실거린다

이제 머지않아 산성 밑의 가을 황금벌에는 누렇게 익은 나락이 생명을 불어넣고
추수 끝의 허전한 하얀 눈밭에는 기러기떼 군무를 이루어 먹이를 찾고
긴장된 창공에는 검은 독수리가 원을 그리며 배회하겠지
이런 반복이 덕진산성의 어제와 오늘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석양 노을에 햇빛이 얇아지면서 새달 초승달이 수줍게 나타났네
초저녁 薄明, 상현 초승달은 우리 손주 눈썹처럼 가지런히 커져만 가는데
새벽녘 黎明의 하현 초승달은 뜨는 해에 쫒기었나
내 눈 밑의 쪼글쪼글 축 늘어진 파우치(Pouch), 풀지 못한 한만 채워 볼품도 없다

세월은 그동안 무슨 일을 했나, 덕진산성의 四季는 돌고 도는데 인생살이 후회만 되는구나
덕진산성 차가운 돌 이마에 따스한 봄 햇살은 어드메쯤 비추려나 무심코 세월만 흐르네

註釋 : 1)덕진산성(옛 고구려 산성으로 파주시 군내면 정자리 임진강변 소재)
          2)잃어버린 지평선,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힐튼의 소설명 
            티벳지방(중국 운남성 곤륜    산맥)에 이상향이 존재한다고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