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詩>- 적성 황포돛배①

입력 : 2015-11-01 17:45:34
수정 : 2015-11-01 17:45:34


지은이 통일교육위원 한상학


문산읍에 거주하며 민통선 안 진동면 동파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업인 한상학(62세)씨의 시 3편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한상학씨는 시인은 아니나 책이 좋아 틈틈이 정리해 놓은 작품이다. 연재되는 시는 농사를 지으면서 민통선안의 자연환경이 좋아 쓴 글로 파주 또는 파주지역 인근에 산재된 소재로 한 글이다.

적성 황포돗대, 초평도, 덕진산성의 사계 라는 제목으로 연재될 예정이며 3회에 걸쳐 게재된다.

統一祈願 詩 

                                          적성 황포돛배 1.)-①    

태백산맥 등골 쥐어짜 흐르는 물 임진강, 한탄강과 많났으니 섬섬옥수인가
아니면 설악과 금강이 철책을 사이로 두 동강이 되어 바라만 볼뿐이니 민족의 눈물인가
한몸에서 발원되어 두줄기 하나되었으나 아직도 물색깔이 다르구나

남북이 합수하는 임진강에 이땅 선조들이 군함을 띄웠다는 2.)傳說
그곳의 후손들은 하나되길 기원하며 훈풍 가득 싫어 황포돛배를 띄웠다

그러나 이를 어쩌랴 
배가 얕은 모래톱에 걸리어, 때론 북풍의 차가운 결빙으로 멈춰서고 말았다
명주실 한 타래를 풀어도 바닥을 보여주지 않았다던 임진강 
마을 村老의 증언은 결국 虛言이 되고말았다.
켜켜이 쌓인 강가의 주상절리는 민족의 화려한 役事인가 분단의 傷痕인가

한번 흐른 강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만나지도 못하고 아쉬움만 쌓여가네
죽어서도 고향에 가지 못한 3.)경순왕은 후손들의 고통을 예언이라도 했나
그저 내려다 보며 반복되는 歷史에 초심고려(初審苦慮)하네
참으로 어리석도다 분단 70년 세월도 어쩌지 못하는 것을, 人倫도 天倫도 저버리다니 

무심한 기러기 떼 매년 다시 돌아오것만 떠나간 내님 소식은 끊어진지 반세기
그래도 晩秋의 계절인데 작은 결실이라도 있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
황포돛배 다시 뜨면 내님 소식도 오시려나 

북풍의 겨울이 가고 봄날 훈풍이 인다면 한반도의 탯줄 임진강에서
황포돛배도 닻을 다시 올리고
큰 세상을 향해 西海로 깊고 하얀 같은 색의 강물 헤치며 巡航하겠지

그리고 그 날은 새벽 여명처럼 우리 앞에 곧 나타나겠지


註釋 : 1)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두지리(두지나루터) 소재
          2)삼국시대 한때 고구려 지역으로 지역 특산물, 稅米 운송과 군사적 목적의 軍船을 운항하였다고 하며, 인근에 옛날 고구려의 호로고루성<호로는 표주박, 고루는 성을 의미>과 덕진산성, 당포성 등이 산재, 임진강 일대는 삼국의 주요 활동 무대였고 현재는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역이기도 함)
          3)경순왕<릉>(신라 마지막 왕으로 고려에 귀의후 개성에서 사망하였으나 신라주민의 동요를 염려하여 연천군 고랑포 임진강가 언덕에 묘택안치, 고려왕실 묘역인 숭의전과는 떨어져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