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2023년은 벌새만큼은 아니더라도 치열하게 살아보자

입력 : 2023-01-10 22:27:23
수정 : 2023-01-10 22:27:23

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1분에 심장이 1200번 뛴다. 1초에 80번의 날갯짓을 한다. 
만약 날개를 못 움직이면 10초도 안되어 죽는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 
마이크 선장이 얘기한 벌새에 관한 이야기다.
벌새는 생물 역사상 가장 작은 조류다.

또한 현생 조류는 공룡의 범주에 속하므로 비조류 공룡을 포함한
 모든 공룡 중 가장 작은 공룡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벌새는 1분에 1200번이나 뛰는 심장을 가진 공룡이고,
1분이면 4800번이나 날갯짓을 하는 공룡이며,
날지 못하게 하면 10초도 견디지 못하고 죽는 공룡이라는 뜻이다.

벌새의 수명은 4년 남짓이라고 한다.
벌새는 그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단 10초의 쉼도 없이 사는 것이다.

그에 비하면,
나의 심장은 너무도 느리게 뛰고,
나의 행동은 대체로 굼뜨고,
나의 휴식은 턱없이 길다.
공룡이 아니라며 자위하기에는 다소 안일하다.

마이크 선장은 자신의 심장이 뛰고 있는 가슴에 벌새를 문신하였다.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던 그는 벌새와 같은 치열한 삶을 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새들이 하늘을 날고 있다.
벌새만큼은 아닐지라도 비행에 지친 새들의 심장은 몹시도 쿵쾅거릴 것이다.
10초도 멈춰서는 안 될 내 가슴을 툭 건드려 본다.
“푸드덕”
벌새 한 마리 하늘로 박차 올랐으면 좋겠다.

2023년 벌새만큼은 아니더라도 조금 치열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마이크 선장처럼 후회의 표식을 가슴에 문신으로 새기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