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국민은 조국을 잃고, 야당은 떼로 죽었다
입력 : 2021-06-01 23:24:32
수정 : 2021-06-01 23:25:57
수정 : 2021-06-01 23:25:57
하현숙 본지 논설위원
자본은 권력이다. 자본은 무한한 세력 확장을 추구한다. 자본은 자신의 권력에 맞서는 또 다른 권력을 만나지 않는 한 계속해서 세력을 키워나간다.
즉, 자본을 제대로 견제해 줄 반대 권력이 없다면 자본은 무한 질주한다. 이는 자본주의의 개념이며 속성이다. 따라서 자본주의에서 살아남으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자본의 매개는 노동자다. 노동력을 팔아야 돈을 벌 수 있고, 노동자들의 고단함이 기업과 사회와 나라를 살린다. 또 기업이 살아야 국민이 산다. 노동력이야말로 경제기반 사회의 생산성을 도모하는 자본의 척도이다.
노동력과 임금과 소비와 세금의 조합은 진리이다. 사회는 결국 자본이 요구하는 모든 구조에 따를 수밖에 없다. 자본은 성공과 실패에 상관없이 진화한다. 자본만이 가질 수 있는 불가침의 위력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좌파라는 말이 화두가 되었다. 좌파는 자본의 반대 세력이며, 자본의 통치를 거부하는 이념이다. 자본주의에서는 평등과 민주주의 사상이 실현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사상을 바탕으로 자본주의에 반기를 든다.
일반적이지 않고 억지라 해도 정치적 논리로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좌파라는 세력은 집권당을 견제하는 야당일 때에 더욱 폼 나고 힘이 실린다.
좌파의 가장 큰 맹점은 문제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자본 자체를 계급이나 신분을 규정짓는 정치적 도구로 전락시킨다. 그리하여 자본의 지배에 반대한다.
권력으로서 스스로 통치 주권을 확인하고자 하는 좌파는 사회주의적 정치 성향이 강하다. 좌파가 부르짖는 자본의 의미는 부정한 수단일 뿐이다.
자본이야말로 사회 전체의 물질적 이해관계를 단정 짓는 자본주의의 모순이라는 주장을 폈던 집권당이 아니던가. 청문회에서 줄줄이 발가벗기는 반(反) 자본주의의에 부끄러운 철심 박은 일자 목들.
하나같이 돈 돈 돈. 함량 미달의 썩은 뇌. 거짓말을 문신처럼 새긴 세 치 혓바닥. 이 몸 저 몸 더듬어대는 변태더듬이들. 자식 인생 망치는 줄 모르고 직권 남용하는 안하무인들. 국민인지 시민인지 수식어조차 제대로 모르고 남발하는 앵무새들. 부동산 정책 따위는 모르쇠 땅바닥도 면발처럼 퉁퉁 잘 불리는 투기재주꾼들. 딸랑딸랑 낮은 포복 설설 기는 무식한 완장들…. 전 국민 앞에 역사적으로 망신을 당했던 그 순간에도 ‘자본이 권력이고, 권력이 자본임’을 오롯이 실천해준 화려한 족보다.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쓰면서 민간자본 성장이 두려워 세계적 경제그룹에 제동을 걸어가면서까지 자본을 견제한 그들의 속내는 무엇일까. 민주국가는 법과 권력 앞에 평등해야 한다. 자본 앞에 평등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부르짖는 허울 좋은 이론일 뿐이다.
사회주의 권력가들은 자본을 축적하기 위해 노동력을 착취한다. 반(反) 자본주의를 표방하는 사회주의 국가일수록 돈이 권력이다. 자본의 분배에 평등한 노동자들은 다 같이 가난하고, 권력가들은 다 같이 부를 누리며 산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자유와 민주가 바탕인 자본주의 국가이다. 노동력이 평등하지 않듯, 자본은 평등할 수 없다. 화려한 소비의 짜릿함도 자유다. 사회주의 국가가 아닌 이상 자본의 평등은 있을 수 없다.
여당이 좌파라면, 이 나라 국민은 조국을 잃었다. 아하, 대한민국! 아하, 우리 조국! 국민은 조국을 잃고, 야당은 떼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