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안녕 파주', 작은 잡지로 마을을 엮다 ‘교하’-5편

입력 : 2021-02-24 21:30:03
수정 : 2021-02-24 21:30:37

교하택지지구 전경. 사진/파주시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교하는 1914년 이전까지 탄현면 일대와 합쳐 교하군으로 독립된 군현이었다. 문발동, 산남동, 서패동, 송촌동, 신촌동, 연다산 동, 오도동, 교하동, 다율동, 당하동, 동패동, 목동동, 하지석동 13개의 동으로 이루어져있다. 

산업단지이면서 관광지의 역할을 하고 있는 파주 출판단지와 영화산업단지, 신촌리 산업단지,교하신도시, 고인돌이 많은 심학산, 논밭이 펼쳐져있는 산남동과 서패동, 송촌동, 교하동사무소와 교하초등학교가 위치한 교하동, 공릉천이 흐르는 당하동과 연다산동, 오도동. 다양한 지역의 모습을 가진 교하이다. 

이런 교하의 모습들 사이에서 발전과 보존을 두고 교하 주민들은 어떻게 그 답을 찾아가고 있는지 찾아 나섰다.

#01두 개의 물결이 서로 사귀는 곳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 앞에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교하(交河).
교하는 한강과 임진강 두 개의 물길이 서로 사귄다는 뜻으로 옛 선조들이 부르기 시작한 이름이다. 

서로 다른 두 강물이 만났듯 교하지역민들의 교류도 서로 다른 두 환경에 있던 주민들이 만나게 된다. 신도시의 공동주택과 원도심에 일반주택이 들어서고 출판 단지와 영화 산업단지, 심학산이 있어 외부 사람들이 교하를 찾는 일이 많아지고 교하 주민들도 타지에서 유입된 외부인이 많아졌다. 

원래 교하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과 외부에서 유입된 사람들이 함께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도시재생 차원에서 더욱 살기 좋은 교하를 만들고 있다. 두 개의 물길이 서로 닿는 곳- 교하의 이름과 닮아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강물은 자연스레 자연의 힘으로 만나고 사귈 수 있지만, 이곳 주민들은 기존 주민과 외부에서 유입된 주민의 의견을 모으며 한마음으로 생각을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것이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배려하며 때론 견해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양보하는 이상적인 공동체를 향한 발걸음이다.

사진/파주시

#02 디어 교하

‘서로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인터뷰 과정을 통해
주민과 교하라는 관계를 살펴보는 과정을 수록하는 마을 잡지.’

<디어 교하>는 두 물길의 동네 주민들이 만나 기획한 마을 잡지다. 첫 호는 2017년 경기문화재단 문예 진흥 공모사업인 지역 예술 활동 지원으로 선정되어 시작했다가 주민들의 주도적인 참여를 통해 마을을 대표하는 잡지로 자리잡게 되었다. 

지금까지 총 9호가 제작되었고, 특별 호로 <교하 산책 지도>와 구술지 <우리 동네 아는 사람>,보드게임<교하에 별별 일이>가 만들어졌다. 개별적 존재로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서로를 배려하는 소통이 있기에 지속해서 잡지를 발행할 수 있었다. 또한 구성원 개인이 가진 재능과 가능성을 활용하여 여러 형태의 협업을 이루어 오고 있다. <디어 교하>를 통해 교하만의 문화적 자산이 될 수 있는 많은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담아낼 수 있었다. 

<우리 동네 아는 사람> 구술 집에는 선대가 병자호란 때부터 정착해온 이 씨 집성촌의 주민부터 다른 동네에 살다 교하로 온 한 분 한 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잡지를 통해 서로의 삶을 나누며 동네의 이모저모를 알아가다 보니 교하에 대한 애정이 새록새록 커진다고 한다. 

사람이든 지역이든 어떤 대상을 사랑하게 되면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하게 되는 법이다. 주민들의 잡지 참여 활동이 많아지며 동네는 왕성한 활력을 갖게 되었다. 더 나아가 교하의 이런 마을 콘텐츠가 영향을 주며 파주의 각 지역마다 마을 소식지를 준비하는 움직임들이 있어 반가운 마음이다. 

지역민에 대한 이야기를 각각의 마을에서 충분히 담아낸다면 파주시민 간의 소통과 지역마을에 대한 이해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파주시가 희망하는 평화수도 파주의 꿈 역시 바짝 앞당겨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