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치질의 오해와 진실
입력 : 2020-12-22 22:36:22
수정 : 2020-12-22 22:36:22
수정 : 2020-12-22 22:36:22
서울365외과,내과,피부과
장태영 대표원장
우리 몸의 소화기관은 입에서 시작해 항문에서 끝난다. 내부 소화기관과 바깥세상을 연결해주는 두 부분이 입술과 항문이다. 따라서 이 두 부분은 점막과 피부가 이행되는 부위로 굉장히 민감한 조직이다.
입이 무엇인가를 들이는 곳이라고 하면 항문은 변이 계속 밀려 나가는 곳이다. 이렇게 변이 계속 밀려 나가게 되고 또 다른 여러 원인이 작용해 항문 조직이 탈출하게 된다. 이것이 심해지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치질이 발생하게 된다.
치질의 정확한 의학명은 치핵(hemorrhoids)이다. 항문에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치핵, 치루, 치열의 삼총사가 있는 데 그 중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이 치핵이다. 치핵의 증상은 주로 출혈과 항문조직의 탈출로 나타나게 된다.
치핵의 원인으로 여러 가지 가설이 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항문의 정맥이 늘어나거나, 혈관이 증식돼 생긴다는 가설과 항문을 지지하는 조직이 항문 밖으로 흘러내려 나오는 것이라는 가설이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은 상태로 아마 크게 이 두 가설이 복합적으로 치질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흔히 치질은 수술을 해야 하는 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치질의 정도에 따라서 보존적 치료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치핵은 그 정도에 따라서 1도에서 4도까지 나누게 된다.
1도 : 내치핵이 있지만 항문 밖으로 탈출하지 않는 상태
2도 : 배변 시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오지만 자연히 되돌아가는 상태
3도 : 치핵이 튀어나와 있는 상태로 손가락으로 밀어 넣으면 항문 안으로 들어가는 상태
4도 : 치핵이 항문내로 들어가지 않는 상태
초기 치핵이나 심한 치핵 모두 보존적 치료를 하면 증세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보존적 치료는 치핵의 정도에 관계없이 해야 하는 기본적인 치료이다. 수술이 아닌 보존적 치료로는 온수좌욕, 약물치료, 식이요법(고섬유식), 배변지도가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온수좌욕이다.
온수좌욕은 4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항문을 3-5분정도 담그고 있거나 비데나 샤워를 이용해도 무방하다. 과거에는 좌욕을 15분 이상 길게 하는 것은 추천했으나 최근에는 항문조직의 울혈이나 탈출의 가능성이 있어 최근에는 짧게 하는 것을 권유하는 추세이다.
너무 차가운 물이나 너무 뜨거운 물은 항문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며, 비데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너무 센 압력을 사용할 경우 항문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으니 압력을 너무 세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배변 시에는 항문조직이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기 때문에 시간이 길면 있던 조직이 원 상태로 복구가 되지 않아 치핵 조직이 탈출되고 출혈이 된다.
따라서 치핵이 있는 경우에는 가능한 배변 시간을 짧게 하고, 더 보고 싶은 느낌이 있어도 다음에 다시 보면 되므로 배변 시간을 3분 이상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최근 치질의 수술을 너무 과도하게 하고 있지 않으냐는 매스컴의 보도가 이슈를 일으킨 적이 있다. 대부분의 1-2도 치핵은 보존적인 치료로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3도 이상의 치핵 또는 통증이나 출혈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 치료가 꼭 필요한 질환이다.
또 하나의 주의할 점으로 간혹 항문 밖으로 나오는 직장암 혹은 직장의 용종과 구분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치핵 수술 전 대장내시경 검사나 직장내시경 검사를 꼭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
치핵의 수술법으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치핵 절제술, 경화제 주입법, 원형자동문합기를 이용한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최근에 원형자동문합기를 이용한 치핵 수술법이 수술 후 출혈과 통증이 적은 장점이 있어 많이 시행되고 있다.
보통 3도 이상의 치핵에서 수술을 시행하게 되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수술여부의 결정이 다르고 각자에게 맞는 수술법이 있기 때문에 치칠 수술 전에는 항문 외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 후 치료법을 결정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