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과민성 대장증후군

입력 : 2020-11-10 21:11:03
수정 : 2020-11-10 21:11:03

장태영
서울365외과, 내과, 피부과 대표원장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란 대장내시경, 엑스선 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에서 특별히 확인되는 질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식후 또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복통, 복부팽만감, 설사 혹은 변비 등의 배변장애 증상이 유발되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아마 누구나 한번쯤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 혹은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복통을 겪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증상이 만성적으로 일어나게 되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 진단된다. 

여러 가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복통, 복부팽만감, 설사 혹은 변비 등의 배변장애 증상 외에도 속 쓰림, 연하곤란, 식도이물감, 피로감, 두통 등의 증상을 같이 동반하기도 한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으로 열이 나거나 혈변이 생기지는 않으며 이런 경우 기질적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기질적인 원인이 없으므로 아직까지 그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원인으로 의심되고 있는 것으로는 유전적인 소인, 불안 및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인 요인, 과음, 자극적인 음식, 불규칙한 식사, 편식, 피로 등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기질적인 원인이 없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여러 가지 기본검사를 통해서 기질적인 원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복통이나 설사나 변비와 같은 배변장애가 지속될 때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저의 아내도 만성적인 복통에 시달리고 있는데, 특히 어떤 중요한 자리에 외출을 하려고 하면 복통증상을 호소한다. 건강검진 상에서도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고,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상황(외출)에서 만성적으로 복통이 있으므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꼭 어떠한 상황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복통이나 배변습관의 변화가 있다고 단순히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자가 진단 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최근에 증가 하고 있는 대장암이나,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 등 기질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는 질환으로 항생제 사용으로 인해 대장의 정상 세균총이 손상되거나 다발성 게실증, 장 칸디다증, 지사제나 변 완화제의 남용, 당뇨 또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지속 될 시에는 꼭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 보고 필요시에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 대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장의 수술은 전문으로 한 본인이 항상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은 장에도 엄청나게 많은 혈관과 신경계가 얽혀 있다는 것이다. 왜 위장이 제2의 뇌로 불리는지 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듯 장에도 복잡한 신경계가 얽혀 있어 심리적인 상태나 여러 몸의 변화가 대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마도 이러한 복잡한 신경계 때문에 스트레스 등 몸의 변화에 대장이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렇듯 원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약물치료는 대증적인 치료로 증상에 따라 지사제, 변완화제, 진경제등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제제의 사용이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심각한 불안증세, 우울증, 공황장애 등과 동반되는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에 있어 항우울제의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으며, 이러한 항우울제는 우울증의 조절기능 이외에 신경안정, 진통기능을 가지고 있다.

여러 가지 약물치료 방법이 있지만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유발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단순히 약물만으로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은 질환이다.

가능한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장에 자극을 주는 음식과 과식 음주와 흡연을 하지 않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과일과 야채가 풍부한 식단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의 배출에 도움을 준다.

적당한 운동은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줄여 줘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환자분들 중에서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서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저는 환자분들이나 지인 분들께 운동을 적극 추천한다. 

최근 생활습관병으로 불리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역시 바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는 현대사회가 만들어내고 있는 생활습관병 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건강을 위해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과일, 채소 많이 먹기, 일주일에 3번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적절한 휴식으로 스트레스 줄이기를 실천해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극복하고 더불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