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회는 공정해야 한다

입력 : 2020-03-03 21:35:05
수정 : 2020-03-03 21:35:05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순간에도 총선의 시계는 돌아가는지 각 정당이 속속 공천자를 확정하고 있다.

지난주 파주갑에선 일찌감치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이 공천을 받았고, 파주을에선 박정 의원이 경쟁자 없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미래통합당은 파주을에서 9명의 후보중 박용호·최대현 예비후보의 경선이 확정됐고 파주갑은 퓨처메이커 지역으로 분류 돼 최종 결과는 알 수 없으나 현재는 고준호 예비후보가 물망에 올라 있는 상태다.

그런데 각 당의 공천결과를 놓고 재심 청구 및 대규모 당원 탈당 조짐 등 파주에선 큰 후폭풍이 몰려올 모양새다.

우선 파주갑 민주당 경선에서 윤후덕 의원이 3선을 향한 공천을 받았다. 하지만 파주의 한 시민으로부터 윤 의원 초선시절의 보좌관 급여 불법지급 논란과 아파트 투기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해 경선의 표심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정치신인인 조일출 후보가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은 시민들의 아쉬움으로 남았다는 점이다.

또한 지난 2월 28일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심사위원회가 파주을의 후보로 박용호, 최대현 예비후보 간 경선을 확정한 것도 당원들의 ‘이해불가’ 속에 보수분열과 ‘탈당’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오랜기간 파주을의 표밭을 일궈 놔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김동규, 한길룡, 서창연, 조병국 예비후보 등이 손도 못써보고 공관위(중앙당)의 지명으로 인해 컷오프 돼 지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는 점이다.

파주을 당협위원장(당시 자유한국당)이었던 김동규 전 도의원의 컷오프도 이해할 수 없지만 지역을 위해 헌신봉사 했고, 공약 등도 타 후보들 보다 뛰어났다고 평가받은 한길룡 전 도의원의 탈락은 파주을 유권자 중 보수 세력의 멘붕을 불러왔다는 평가다.

20여년 중앙정치를 배워오며 보수당에 몸담아 온 서창연 후보 역시 ‘적군묘추모제’ 반대에 앞장서 온 안보지역인 파주를 위해 어느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어 왔기에 공관위 결정에 승복 못하고 탈당까지 불사하게 됐다.      

그런데 경선이 확정된 박용호 예비후보는 본래 파주갑 당협위원장(당시 자유한국당)이었으나 정치적 환경과 당선 가능성이 유리한 파주을로 하루사이에 지역구를 옮겨 정치인의 신의를 저버렸다는 평을 받으며 많은 당원들의 우려를 샀던 게 사실이다.

최대현 후보는 파주에 거주한지 16년이라 주장하지만 다수의 시민들과 통합당 당원들은 종교활동만 파주에서 했을 뿐 지역사회의 활동이 없었던 예비후보로 중앙당의 전략공천 설 및 인재영입 대상 등의 소문으로 실제 출마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을 했다. 

사정은 이러하지만 통합당 공관위는 쉽게 풀어갈 수 있는 문제를 너무도 복잡하게 만들었다. 같은 1명을 후보자로 내세우는 것이라면 4명을 두고 1명을 결정하거나 2명을 두고 1명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똑같은 방식이다.

수년간을 지역사회에 봉사하면서 표밭을 다져온 후보들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는 것은 지역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공관위의 결정이 보수분열과 후보자의 탈당을 자초한 셈이다.

여하튼 여야 모두 갑과 을 지역의 공천과정은 분명 투명치 못했고 공정하지 못했다고, 과정을 지켜보던 다수시민들이 이구동성 말하고 있다.

본선이후 결과가 어떻게 나오던 이번 21대총선은 파주시민이 바랬던 선거와는 다른 결과로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

파주는 중앙당의 식민지가 아니다. 파주 국회의원은 공천과정에서부터 파주시민 여론이 적극 반영된 사람이 선출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왜곡된 정치구조를 타파하는 지름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