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화가 밥이다

입력 : 2013-12-24 09:34:46
수정 : 2013-12-24 09:34:46

기고-문화가 밥이다

  
문화는 옛 것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행위다. 인류는 음악, 미술, 연극, 소설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이야기’를 통해 문화를 꽃 피워 왔다. 철학자 매킨타이어는 이야기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인간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이야기 하는 존재’ 즉 서사(敍事)를 통해 자기를 찾아간다는 의미다.
 
우리는 오늘도 문자로 표현된 이야기 즉, 시나리오를 통해 드라마와 만나고 영화와 만난다. 21세기 화려한 멀티미디어의 세계는 전설적인 로망스를 판타지로 발전시키며 놀라운 콘텐츠 문화를 창조한다.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이야기’나 톨킨의 ‘반지의 제왕’은 전 세계를 흥분으로 몰아넣으면서 엄청난 문화 콘텐츠 산업의 부가가치를 생산해 냈다.
 
새삼 ‘문화의 세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야기’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문화를 만들고 문화를 이끄는(牽引) 강력한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야기는 창조의 원천이다. 이야기를 선점한 기업은 살고 이야기를 만들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한다. 이야기가 있는 지역은 번영하고 이야기가 메마른 지역은 퇴보한다. 가장 훌륭한 마케팅 전략은 좋은 이야기, 독창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스토리텔링 전략’이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문화 콘텐츠 산업에 있어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방법이고 수단이다.
 
파주는 어느 지역보다도 문화유산이 많은 곳이고 예로부터 문향으로 불리던 고장으로 200여개에 달하는 역사문화유산과 율곡, 황희. 우계, 송익필 선생 같은 대 철학자들을 배출한 고장이다. 최근 급격한 도시화로 지역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지만 반면에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독창적이고 다양한 문화를 창조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 

한 지역의 문화적 수준은 그 지역 사람들이 갖는 문화에 대한 관심이다. 같은 이유로 지역문학 활동도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에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일이 중심이 돼야 한다. 지역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발 길 닫는 곳마다 전설, 민담, 마을의 유래와 설화 등 이야기꺼리가 넘쳐난다.

21세기 파주의 성장과 번영은 많은 사람들이 ‘파주만의 이야기’에 흠뻑 빠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파주의 문화유산을 찾아서, 파주만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기꺼이 시간과 돈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야기’를 통해 만들어 나가는 문화관광산업이야 말로 지역의 번영을 이끌어 내는 밑천이다. 임진강을 끼고 수많은 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파주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이야기가 넘쳐나는 고장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훌륭한 문화유산이 넘쳐 나더라도 ‘이야기’로 살아 숨 쉬지 않으면 생명력이 없다. “문화가 밥이다”


파주 예술단체총연합회 회장
행정학박사 박 재 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