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박용호의 ‘호모 노에티쿠스’를 기다리며

입력 : 2017-09-27 08:42:28
수정 : 2017-09-27 08:42:28




박용호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박용호

작금의 시대에 우리의 주변을 돌아보면 참으로 안타깝고 일어나서는 안 될 사회적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이러한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파주에서는 이러한 나쁜 사건들이 타 지역에 비해 매우 적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정보화 사회, 정보가 넘치고 있다. 좋은 정보만이 아닌 무분별한 좋지 않은 정보들이 더 많이 넘치고, 사람들은 이러한 좋지 않은 정보에 쉽게 노출되며, 건강하지 않은 자극적인 데이터 소비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것도 바로 손 안의 스마트폰을 통하여 아무런 필터 없이 쏟아져 들어온 황색 데이터들로 인해, 우리도 모르게 우리의 심신(心身)과 사고(思考)는 피폐해져 간다. 우리들을 가볍게 만들며, 사고의 깊이가 없으며, 도덕적 판단의 시간을 앗아 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러한 주변의 나쁜 환경을 좋게 변화시켜 가는 것도 우리 인간이라는 것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속의 각종 유해 정보와 콘텐츠의 차단 및 불매, 선플달기, 질 낮은 콘텐츠의 유통 확산 방지 등을 사회 시스템적으로,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시행하며 개개인의 노력으로 조금씩 순화시켜가야 한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를 좋은 삶의 환경에 많이 노출시켜야 한다. 건강한 환경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가야 한다.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파주의 3현(三賢-율곡 이이, 방촌 황희, 묵재 윤관)의 삶을 일부나마 돌아보며 우리 후손들이 삶의 푯대로 삼아 각종 유혹이나 잘못된 행동에의 예방책으로 삼았으면 한다. 

파주는 충(忠)·효(孝)·예(藝)의 도시이다. 충절의 도시, 효행이 넘치는 도시, 문화와 예술이 꽃피는 도시인 것이다. 파주 3현을 포함해 파주는 그 가치가 매우 높은 도시이며 선조들의 선한 영향력이 지금도 면면히 시민들의 삶 전반에 흐르는 도시이다.

10만 양병설을 임진왜란 발발 8년전부터 주창하며 나라에 충성한 조선시대 고위 공무원 율곡 이이 선생님. 고려의 북방 경계를 확장시키고 여진족 정벌을 단행하며 윤관9성을 축성한 윤관 장군. 6조 판서를 거치며 6년간 좌의정, 우의정, 19년간 영의정을 거친 청백리의 귀감인 방촌 황희 정승. 세 분 모두가 관직을 떠나서는 파주로 낙향하여 후진 양성에 매진하였다. 

지금은 정신적 혼란과 마음 혼탁의 시대. 이곳저곳에 떠도는 감정적이며 절제되지 않은 많은 정보들. 겸손하지 않은 비전문가들의 전문가 행세. 사리사욕에 잃어버린 인간 정체성. 주변을 배려하지 못하는 형이하학적인 이기주의 등. 

이제 회복해야한다. 대단한 파주의 명예와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 파주는 아름다운 도시이며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도시이다. 파주시민의 건강한 문화를 나누며, 사회 전반에 귀감의 모델들을 전파해야한다.

율곡 이이 선생님과 방촌 황희 정승처럼 우리 모두가 먼저 솔선수범하며 지역의 청백리가 되어야한다. 지역의 리더들이 겸손해지며 청렴해야하며, 주변의 소외계층들을 돌봐야 한다. 우리 모두가 지역 선현들이 가지셨던 깊은 침잠의 사색(思索)의 시간을 가져야한다.

모든 생명체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차 서로 협력하며 ‘전체’에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는 새로운 인류, 호모 노에티쿠스(homo noeticus)가 되어야겠다. 도덕성이 회복되며 헌신 봉사, 나눔과 배려의 문화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나도 피폐해진 심신을 달래려 자운서원, 화석정, 윤관 장군묘, 반구정을 거쳐 금승리 황희 정승 묘를 돌아보고 싶다. 그 분들과 깊은 사색(思索)의 대화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