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피로...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요?
지난 해 겨울, 마른 체구의 40대 중반 남성이 수개월간의 피로를 호소하며 내원했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있는데도 간혹 기침, 가래가 있었다고 한다. 검사 결과 폐결핵으로 진단되었고 치료 후 피로는 없어졌다.
올해 봄, 40대 초반 여성이 수 주간의 피로로 내원했다. 입이 마르고 이유 없이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검사 결과 당뇨로 진단돼 치료했고 현재 건강을 되찾았다.
올해 여름, 50대 초반 여성이 피로와 우울증으로 내원했다. 폐경이 와서 폐경관련 약도 써보고 좋다는 영양제, 건강보조 식품도 먹었는데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이 역시 검사 결과 갑상선기능 저하증으로 진단돼 치료 후 건강과 웃음을 되찾았다.
얼마 전 에는 60대 중반 남성이 수개월 간의 피로로 내원했다. 이유는 소화도 안 되고 변비가 심했다고 한다. 얼굴은 창백했고 너무 힘들어 보여 검사를 마친 결과 대장암이 진행돼 간으로 전이된 상태였다. 안타깝게도 2개월 후에 돌아가셨다.
피로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신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지치거나 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특히 이런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경우를 “만성피로”라고 한다.
피로의 원인으로는 빈혈, 당뇨병, 갑상선 질환, 결핵, 바이러스 간염, 고혈압, 심혈관질환, 각종 암과 같은 다양한 신체질환들이 있으며, 우울증, 불안 장애, 수면 장애,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 사회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나 과도한 음주, 흡연, 운동부족, 비만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피로의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른 동반된 증상을 잘 파악하고 신체 진찰 및 적절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요즘 현대인들은 많은 스트레스와 과도한 음주, 흡연, 수면부족, 과로, 불규칙한 식사, 운동 부족으로 피로함을 많이 느끼고 살고 있는 실정으로, 이런 원인들이 피로의 주된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자신도 모르는 숨어 있는 질병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마디편한병원 이희일 내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