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돈협회 파주지부의 한 회원이 8일 시의회를 기습 방문, 정부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파주시 모든 돼지 예방적 살처분 건의’를 하면서 양돈농가를 대표하고 있는 협회나 관련 기관인 파주연천축협 누구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것이냐?며 격한 항의를 하며 파주시의원들을 향해 따져묻고 있다.
양돈농가 회원들이 뿔났다. 지난 8일 한돈협회 파주시지부(지부장 이운상)을 비롯 회원 7명이 파주시의회를 기습 방문해 정부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파주시 모든 돼지 예방적 살처분 건의’를 하면서 “양돈농가를 대표하고 있는 협회나 관련 기관인 파주연천축협 누구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것이냐?”격한 항의를 하며 파주시의원들을 향해 따져 물었다.
특히, 이들은 “시민단체나 양돈농가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하며 시의회로 살처분 민원이 접수됐다고 했는데 대표성이 있는 우리는 알지도 못했다. 도대체 누가 그런말을 했는지 그 진원지를 밝혀라”라며 고성과 함께 격한 감정을 누르지 못했다.
또한 “의회가 어떤 권한이 있어 우리의 사유재산에 대해 침해할 수 있는가? 어떤 배경에 의해 그런 생각을 하고 결정한 것인지? 시의회는 시민을 위한 대의기관인데 시의회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느냐?”며 (살처분 건의)발상의 이유가 뭔지 물었다.
더욱이 이들이 격분하는건 정부의 정확한 보상금액이나 살처분 후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는데 의회가 먼저 나서 수매·예방적 살처분 건의를 했다는 것이다. 협회는 이를 두고 “문건하나 올렸는데 고심하고 있던 정부에서 얼마나 좋았겠냐”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운상 지부장에 따르면 폭넓고 순식간에 퍼지는 구제역 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무섭지만 빠르게 확산되는 병은 아닌데, 그 추이를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을텐데 살처분 결정은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농림식품부는 지난 4일 아침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파주·김포지역에 대해 돼지를 모두 수매 및 예방적 살처분한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고 시의회는 하루 앞선 3일 언론사에 배포했다.
이에 한돈협회 파주지부는 4일 파주시방역대책본부(농업기술쎈터)를 방문, ▲살처분 보상가격 현실화 ▲재입식 보장 및 생계비 지원 ▲폐업유도 시 현실화된 폐업보상금 책정 등을 강하게 요구하며 앞으로의 살길이 막막한 심정을 토해냈다.
양돈농가가 걱정하는건 돼지 수매·예방적 살처분 보상단가에도 불만이 있지만 심각한 문제는 ‘재입식 보장 및 생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조건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양돈농가를 비롯 “파주의 양돈은 다 죽었다”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2일 파주시의회 입장에서는 수일간 잠잠했던 돼지열병이 파주에서 연달아 2건이 확진되면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날 손배찬 의장을 비롯한 의원 전원은 의회차원에서 ‘축산농가와 협의’를 통해 3㎞가 넘는 지역도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하도록 파주시와 중앙부처에 건의할 것을 제안하며 (파주시)방역대책본부에 전달했지만 협회나 축협 관계자와 협의를 하기전 먼저 의회 언론보도가 나와 화근이 된 모양새다.
손배찬 의장은 “농가들의 아픔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국가적 선포이다. 발병후 방역에 최선을 다했지만 연속적 확진에 더 큰 우려가되고 불안하기에 당시 심정으로는 긴급 의안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곤혹스러웠던 입장을 밝혔다.
한편 파주지역 양돈농가들은 정부의 보상대책에 대체로 불만족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21일간 지속된 통제조치에 돼지 과성장과 분뇨처리 문제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에 농장주 다수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동의했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파주시에 따르면 10월 9일 09시 현재 63농가(5만016두) 중 56농가(4만9148두)가 수매 및 살처분에 동의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미동의 농가는 7농가 8868두이다..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