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앞에 1급 발암물질이 포함된 폐기물을 몰래 파묻는 장면을 목격했고, 실제로 파묻은 사람도 인정을 했으나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신고한 민원인만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9월 30일 파주시와 민원인 김씨(58) 등에 따르면 7월 중순경 탄현면 법흥리 482-00번지에 건축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폐아스콘을 불법으로 매립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파주시에 민원을 접수했지만 경찰 수사에서도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건이 종결된 일이 있었다.
특히, 민원인 김씨는 해당 부지 바로 옆에 경계를 두고 1층에는 사업장과 2층에는 이들 가족이 단란한 가족을 이루며 살고 있으며 지하수 관정을 파 이 물을 생활 식수로 음용하고 있다.
문제는 파주시 관련부서에서 민원인이 신고했을 때 빠른 시간안에 제대로 된 업무 처리를 했다면 이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하면서 오염된 물을 음용해야 할지 모르는 시름에 차있다.
건설업자가 공사 과정에서 몰래 파묻은 폐아스콘 폐기물은 아스콘, 건설 자재의 일종인데 환경오염의 우려가 있어 폐기할 때에도 허가 시설 외 매립이 금지돼 있다.
일반적으로 아스콘에는 1급 발암 물질로 불리는 벤조피렌이 들어있을 수 있고 묻어두고
방치하면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는 우려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에 따르면 신고는 7월 10일(수) 했는데 이날 오후에 현장을 나온 공무원에게 김씨가 핸드폰으로 촬영한 불법매립의 개연성이 충분한데도 ‘이게 흙덩이지 아스콘이냐며 이것으론 증거가 부족해 어떤 조치도 불가능하다’고 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음날인 11일 결과를 준다며 돌아갔으나 해당 부서에선 어떠한 소식도 없었고 김씨는 시청에서 연락이 없자 12일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했더니 폐기물이 5톤 미만이라 부서가 다르다며 해당 부서로 업무를 이관했다.
이런 과정에서 15일인 월요일 해당 부서에서 민원 현장을 방문했지만 이때는 이미 건물 바닥 콘크리트 타설(13일, 토)을 마친 후였다.
민원이 화가나는 대목인 것이다. 13일은 토요일이라 공무원이 출근도 안하는데 이전 3일(평일)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늦장 행정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쳐 버렸다는 것이다.
이때만 해도 타설 직전인 흙바닥에 스치로폼 작업과 철근을 역어 맨 상황이었다.
방송 보도에 따르면 지자체는 행정기관이지 수사기관은 아니니, 건축주가 동의하기 전까지 저희가 파 볼 수는 없다고 했고 경찰도 자체 조사는 하지 않고 증거 불충분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씨는 이 과정에서 공무원이 불법매립 확인을 하려면 땅속에 묻힌 아스콘을 촬영해야 하는데 ‘파보아서 폐아스콘이 안나오면 비용이 많이들텐데 감당할 수 있겠느냐?’ 하기에 ‘그럼 당장 파보고 대신 나오면 어떻게 하겠냐 했더니 좀 더 조사해보고 연락준다’며 돌아갔지만 어떤 연락도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법을 모른다 해 마치 죄를 지은 사람처럼 대하듯 하는 공무원 민원 대응 행태에 가슴이 아플 뿐이라고 속상했던 속내를 보이며 재조사가 이뤄지도록 국민신문고 등에 억울함
을 호소할 예정이다.
한편, 아스콘을 매립하던 부지에서는 공사가 끝나고 건축물이 들어서 준공을 앞두고 있다.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