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의 하나회와 파주시청 하나회
박정희 전 대통령은 쿠데타 동지들인 육사 8기(김종필·김형욱·강창성·윤필용 등)를 견제할 목적으로 4년제 육사 출신인 육사 11기(전두환·노태우·정호용·김복동 등) 장교들을 주축으로 '하나회'라는 사조직을 만들었다.
하나회는 5·16 쿠데타 2년 뒤인 1963년 창설됐으며, 박정희는 하나회 장교들을 승진과 인사발령에서 특별 대우했을 뿐 아니라 불법 조성된 비자금으로 이들의 환심을 사곤 했다. 박정희의 지원 속에 성장한 하나회는 대한민국 현대사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시발점이었던 셈이다.
파주시청 공무원 세계에서도 하나회가 존재한다는 입소문이 공공연하다. 7급 이상의 공무원 사이에서는 웬만하면 모두들 그 깔끄러운 조직을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사조직(일명 파주시청 하나회)의 형태는 민선 5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5기 전 시장은 파주에 기반이 부족한 본인의 세력 확장을 위해 파주시청 총무과를 장악하기시작 한다. 총무과 중에서도 인사팀을 장악하여 A국장을 비롯, 다른 부서에 앉아있는 B과장, C과장, D과장 등 소위 말하는 자기세력의 요직을 키우게 된다. 행정직 6급으로는 L, H, Y, K등 핵심부서 팀장과, 토목직 Y팀장을 들 수 있다.
추종세력으로는 (행정직)6급 팀장에 L, K, C, L(주요부서), P, S, J, B(읍면동), I팀장, L팀장 등이 있으며 사회복지직 K, W(읍면동), Kw(읍면동)', 세무직으로는 L(주요부서), S팀장, L팀장(사서직), 6급 무보직(행정직) L씨, Y씨 등 건축직 B씨 등 7급 행정직 J, S씨 사회복지직 B씨, 일반직 L씨 등이 포진하고 있다.
우군이라고 할 수 있는 20여명의 6급과 소수의 7급 공무원까지 가세하여 파주시청의 주요부서에서 지원사격을 하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명분도 없는 기회주의자들의 조직인 일명 ‘파주시청하나회’가 공무원 세계를 장악하면서 모든 정보는 하나회를 중심으로 모아진다.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언제든 당당하지 못한 편법 승진의 기회만을 노리는 하나회가 최 시장 취임에 즈음하여도 움직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과연 이들이 하는 일은 무엇일까? 겉으로는 모임의 성격도 있겠으나 실질적인 것은 주요부서 배치와 이에 따르는 고과점수를 주기 위한 방편으로 인사나 승진 시 필요한 배수작업이 주 업무는 아닐까.
최 시장의 취임 후 인사는 과연 누구의 손에 의해 이루어졌을까? 또한 하나회 핵심 및 우군세력은 어디까지 포진돼 있을까?
파주시의 핵심부서는 기획, 예산. 인사, 동향, 경리 등 하다못해 오너의 동선까지도 관련 있다고 본다. 파주시를 시장이 운영하는 것인지 하나회가 운영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는 또 정치권과도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민선 5기 지방선거 시 주요 자리에 있었던 P씨는 현재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고 당시와 지금까지도 하나회의 핵심 멤버와는 상당한 유대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힘은 민주당이 총선과 지선에서 모두 승리함으로써 정가에서는 하나회와 정치권을 하나의 맥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핵심선상에 있는 L과장이 파주시청의 핵심부서로 자리를 옮기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조명을 받으며 사조직의 부활을 알리게 된 것이다.
한때는 이들이 모처에 장소를 정해놓고 소통하며 모든 정보는 이 자리에서 모아지고 흘러나간다고 했을 정도이며 경찰도 여기에서 정보를 얻어갔다는 후문까지 있었을 정도다.
좀 더 나아가 보면 행정직이 가질 수 있는 요직은 읍면동의 팀장들까지 30여 명에 이르는 하나회 중심라인이건 추종세력이건 간에 어디부서에든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과거 공무원의 인사는 연공서열을 우선 했으나 민선 4~6기에는 제멋대로 식의 인사가 이뤄지다 이번 대규모 인사부터는 다시 연공서열을 중시했다고 한다. 수십 년간을 공직에 몸 바친 훈장인 셈이다.
민선 6기 전 시장의 파주시장 등극 이후 하나회 세력은 잠시 주춤했고 이후 새로운 세력이 등장했지만 잠시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들의 세력이 모아지면서 능력이 있거나 서열이 앞서도 계속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 8월 소폭의 인사에서도 하나회 L과장(오른팔)의 힘이 작용했다고 한다. 반증하듯 이때 행정직 인사라인들이 중요부서에 집중 배치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정치권과 하나회
최종환 시장이 취임하면서 정치권과 친분이 있는 하나회 핵심인사가 정치권의 힘을 등에 업었다는 말이 있는데, 거기엔 그만한 설득력이 있다.
최 시장에게 인적네트워크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한 예로 최 시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광역의원 선거에 뛰어들면서 파주에 둥지를 틀게 된 것이 파주와의 인연이 전부다.
본지가 '기자수첩'으로 언급했듯이 ‘개방형 인사’는 파주지역 내에서 먼저 인물을 찾아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외부 인사를 등용시키는데 있어 파주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과 정책보좌관은 파주에 연고가 없을뿐더러 파주지역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한다.
감사담당관, 평화협력과 역시 공모에 들어갔다. 어떤 인물이 등용될지 모르겠으나 그만큼 최 시장의 인적네트워크가 부족함을 믿지 못해, 과거에 같이 활동했던 동지들의 인맥을 동원하게 된 것 아닌지 의구심을 준다.
최 시장이 믿는 것은 ‘당’이라는 조직이 있지만, 그보다 먼저 자신의 정책을 펴나가고 힘이 되어줄 자식 같은 공무원들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정치권과 사조직에 의해 움직인다면 최 시장은 이들의 꼭두각시이며, 긴 수명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런 이유에서 정치권의 인사를 배제하고 사조직을 혁파하라는 조언이 쏟아지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수십여 년 간을 나라에 몸 바쳤으니 연공서열도 중하겠지만, 파주시정의 발전과 시장이 정책을 펴나가기 위해서는 능력 있고 때로는 수족 같이 움직여 주는 내부 발탁인사로 정치권과 사조직의 활동을 견제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도 부르짖는 ‘살기 좋은 파주를 지향하는 시정’이라면, 적어도 사조직 및 외부 세력들이 판을 치는 ‘이방인의 파주시정’이라는 말은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최 시장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