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매일 아침 눈뜨며 생각하자. ‘오늘 아침 일어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행운인가.’
나는 살아있고, 소중한 인생을 가졌으니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타인에게 나의 마음을 확장시켜
나가기 위해 모든 기운을 쏟을 것이다. 내 힘이 닿는 데까지 타인을 이롭게 할 것이다.”
티베트 망명정부의 실질적 지도자이자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 라마가 한 말이다.책에서 이 글을 읽을 때 나는 “매일 아침 눈뜨며 생각하자.”라는 첫 문구에 시선이 꽂혔다.
일어나야 하니까 기계적으로 일어나 습관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아니라 눈을 뜨면서부터 무언가 생각을 한다는 달라이 라마의 하루를 배우고 싶어졌다.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아침형 인간으로 살았다.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몸에 배어서인지 늦게까지 잠을 잔다거나
오랫동안 침대에 누워 잠을 잔다는 게 언제부터인지 오히려 더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달라이 라마의 글을 읽고난 후 알람이 울리는 시간을 30분 앞당겨 맞춰놓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활동하는 시간은 예전과 똑같지만
30분 정도 먼저 의식을 깨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달라이 라마처럼 타인에게 나의 마음을
확장시키겠다는 어마어마한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그저 이런저런 생각들이다.
예컨대 오늘은 어떤 일을 해야 어제와 조금 다른 하루가 될까?
오늘은 산책 코스를 좀 바꿔볼까?오늘은 어떤 책을 읽어볼까?
등등의 아주 잡다한 생각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런 생각들만으로도 제법 정리된 하루를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까 그날 하루에 일어날 일을 미리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 하여
복잡할 수 있는 선택의 과정을 단순화시키는 일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타인을 이롭게 할 수 있는 경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내 소중한 인생의 시간 중 일부를 낭비하지 않을 수는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바닷가에서 맞이한 그날의 아침은 좀 더 특별했다.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바다를 바라볼 뿐 어떠한 생각도 할 수 없었다.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렇게 아무런 생각도 없이 바다를 바라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을 느끼는 상태를 행복이라 정의한다면,
그 날은 충분히 만족하였고, 충분히 기쁨을 느낀 상태였음이 분명하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생각하려 애쓴다.‘소중한 인생을 가졌으니 시간을 최대한 아끼며 살자.
’그런 후 다짐한다.‘오늘도 스스로를 발전시켜보자.
’내일도 모레도 그리고 그 다음날도 변함없이
기쁨으로 아침을 맞이할 수 있기를 오늘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