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아 칼럼위원(한국문인협회 회원(중앙/파주))
달님을 목에 걸고-4
몸집이 큰 동물 몸속 구석구석에 귀한 보물이 많이 숨겨진 것을 본 다음 날부터, 꼬맹이는 어른들이 왜 그렇게 멀리 멀리 사냥을 떠나는 줄 알게 되었거든요.
보물 사냥은 슴베 없이는 어려운가 봐요. 사냥으로 얻은 것이 많은 때는 꼭 슴베를 챙긴 날이었지요.
사냥으로 얻은 것이 많은 날엔 할머니와 엄마, 누나뿐만 아니라 할아버지와 아빠, 형들까지 바빠요. 꼬맹이에게도 장난감이 많이 생기니까 소매를 걷어부치고 끼어들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할아버지와 아빠는 사냥해 온 짐승을 손질하면서 발톱과 송곳니를 따로 빼 놓곤 했어요. 발톱과 송곳니는 신기하게도 서로 비슷하게 생겼어요. 크기도 작아서 꼬맹이가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게 신기했어요.
아빠는 동물뼈의 좁은 쪽 끝부분에 구멍을 뚫고 끈을 달아서 형의 목에 걸어 주었어요.
"아빠, 나도 나도. 만들어 줘."
"나중에 사냥 나갈 때, 덩치 크고 힘센 놈을 잡으러 갈 때 꼭 만들어 줄게. 꼬맹이는 어려서 목걸이를 걸 수 없다는 줄 알고 야속했어요.
목걸이는 사냥할 때 몸을 보호하라고 아빠가 주신 것이기 때문에 어른으로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잖아요. 꼬맹이는 사냥을 할 수 없는 나이여서 목걸이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서운하다 못해 억울해졌어요.
"우리 막둥이는 맘껏 놀아. 아빠랑 형들이 잡아다 준 고기 잘 먹고 무럭무럭 자라.“
꼬맹이는 늘 듣고 싶었던 말을 들었지만, 갑자기 속상하다 못해 서운하게 느껴졌어요. 그렇다고 얼른 사냥을 하고 싶은 마음도 없는데 말이에요. 이상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