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덕순 칼럼위원(前 임진초등학교 교장)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실수나 잘못을 보고 자신을 고친다. “우리집 며느리를 혼내면 이웃집 며느리가 사람 된다”는 참 교훈도 실현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거울에 비춰보고 유비무환의 자세를 가다듬었다.
기억하기 싫지만 1907년 7월 24일 “대한제국 군대 해산, 사법권 경찰권 위임, 관리 임명권을 일본에 넘기는 조약”을 정미칠적들이 싸인했다.
자기들만 잘 먹고 잘 살자고 식민지로 가는 고속도로를 열어주었다. 반대로 우리 모두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빼앗긴 시간과 공간의 공백을 메꾸는 ‘빨리빨리 DNA’를 꺼내 오늘의 풍요를 이루어냈다. 그랬더니 이제는 입만 산 가짜 뉴스로 중심 잡기 어려운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어딘가 닮은 듯 대자뷔 상황이다. 입만 나불대서는 안 된다. 땀과 눈물과 각고의 희생 위에 꽃이 핀다.
이런 혼란한 상황에 0.7%대 출산율로 태어난 ‘금쪽이들’을 생각해야 한다. 어린이들은 언어를 배우는 천재들로 디지털 시대의 아이들은 우리 말과 디지털 언어를 모국어로 쓰고 있다. 문해력과 소통능력이 완성되지 않은 시기에 현란한 디지털 영상 언어를 접하는 순간 감탄할만한 천재성의 문을 잠근다. 국어(國語)는 100수 시대의 유구한 세월을 살아낼 농축된 ‘소통의 도구’이다.
국어는 집을 팔고 땅을 팔아도 제대로 안 된다. 스마트폰·태블릿 PC·게임기 등 가짜에 중독된 아이들이 “가로등은 세로로 서 있는데 왜 가로등인가?” ‘사흘이 4일이지 왜 3일이냐?’ ‘심심한 사과’를 “왜 사과를 심심하게 하느냐?”고 따진다. ‘금일(今日)중’을 금요일(金曜日)로 알고, ‘우천시(雨天時)’라는 가정통신문을 보고 우천시(市)가 어디에 있냐고 묻는다.
‘난리 났다’ ‘큰일 났다’ ‘비상이다’라는 유튜브 영상에 식민지가 된 비상상황이다. 스마트폰·태블릿 PC 등 지식과 지혜의 보고인 문명의 이기 안에 숨겨진 정미칠적 같은 매국노들에게 지적영토를 빼앗긴 경고 상황이다.
가짜 뉴스와 자신이 전문가인 것처럼 돈벌이에 눈이 먼 유튜버들의 함정에서 구해야 한다. 매일 상대를 악마와 하는 이 총체적 난국에서 중심을 잡을 분들은 영원한 광복군인 엄마들이다. 현명한 엄마는 아이 손에 들린 핸드폰이 ‘문명의 이기’인가? 아니면 ‘유혹의 덫’인지를 지혜롭게 살핀다.
넥스트 싱킹의 작가 솔 펄머터는 “과학은 우리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찾는 것이다. 오해일 수 있다는 걸 전제로 이해로 나아가는 과학적 사고를 만드는 초능력”이라고 말한다. 현직 교사들은 학생들의 문해력이 저하와 불통의 1위를 ‘스마트폰·게임’등 디지털 매체 과사용(36.5%), 독서부족(29.2%) 2위, ‘어휘력 부족(17.1%)’ 순으로 꼽는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시원. 579번째 맞이하는 한글날.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으로 문해력과 소통복원의 출정식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