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우리는 외부에서 행복을 찾는 데에 그치지 않고
굴종적이고 올바르지 않으며 정의와는 동떨어진,
미움과 전횡과 편견으로 가득 찬 인간들의 판단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 한다.
대체 이게 무슨 미친 짓인가!"
프랑스의 모럴리스트인 라브뤼예르가 아카데미 프랑세즈로부터
번째 입회를 거부당했을 때 쓴 글이라고 한다.
그렇다.
타인은 어디까지나 타인일 뿐이다.
내 자신의 행복을 찾는 일에 나와는 아무 관계도 없는
타인들의 평가 기준에 휘둘릴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을 찍었다.그런데 찍은 사진을 보니 태양만 있는 게 아니었다.
지난겨울을 보내며 바스라지기라도 할 듯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도 보이고,
늘어질 듯 층층이 지나는 전깃줄을 지탱하는 전봇대도 보이고,
이제 곧 모내기가 시작될 논 위로 짙게 펼쳐진 안개도 보인다.
그렇다.
세상은 온갖 사물들이 숲처럼 빼곡하게 퍼져 있는 삼라만상이다.
붉게 솟아오르는 태양은 그 중 일부였을 뿐이다.
하늘을 날고 있는 새에게,들녘에 홀로 서 있는 나무에게,
늦은 서리를 허옇게 뒤집어 쓴 마른 풀잎에게,
왜 그곳에 존재하고 있느냐 물을 일이 아니다.
나도 타인도 만휘군상 중 하나일 뿐이고 내 자신의 행복을 찾는 일은
오로지 내 안에서 결정 될 일이다.
일출을 찍었으니 내 눈에는 오직 붉게 물든 태양만 보인다.그렇게 보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