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자장면은 무조건 검은색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어떠한 색으로도 자장면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모 방송국의 예능프로에서 여러가지 색으로 만든 자장면으로 맛에 대한 평가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색소의 차이일 뿐 거의 동일한 맛을 가진 자장면이었지만,
결과는 검은색 자장면이 더 맛있다는 평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한다.
그 뒤를 이어 빨간색 정도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파란색이나 초록색 자장면은 혹평을 받았다고 한다.
비단 자장면만 그런 게 아니다.
커피 한 잔을 마셔도 어떤 색의 잔에 담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곤 한다.
그러니까 맛은 절대적이지 않은 것이다.
주변의 영향을 지독히도 많이 받는다.
사람도 그렇다.
원래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어떤 사람과 같이 있을 때는
저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되기도 한다.
담아주고 품어주는 사람에 의해 인성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장면과 달리 어떤 실험에 의한 결과는 아니다.
내 스스로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는 얘기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두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주변에 좋은 영향을 많이 끼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끔은 뒤돌아 보자.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의 색의 주변에 어떤 느낌으로 전달되는 것일까?
혹시 초록색 자장면은 아닐까?
가끔씩이라도 뒤돌아 볼 일이다.
가을이 깊어졌다.
산이 색으로 잔뜩 물들었다.
어떤 색을 담고 품을 것인지는 오로지 보는 사람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