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8일 감사관이 파주시청 게시판에 올린 글로 파주시공무원노동조합원들이 발칵 뒤집혔다. 감사관에서 익명으로 수집한 부당업무지시 사례를 공무원들만 볼 수 있는 새올 게시판에 게시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의견을 낸 직원의 이름이 그대로 공개가 됐고 이의가 제기된 후 이름은 삭제가 돼 게시되고 있지만 공무원들의 마음은 이미 돌아선 상태다.
조합원들이 황당해 하는 부분은 감사관이 누가 어떤 제보를 했는지 알고 있다는 것, 부당업무지시자를 위한 제보라고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이름이 공개되지 않더라도 글의 상황으로 제보자가 누구인지 유추 가능해 제보자를 전혀 보호하고 있지 않다는 것(심지어 이미 한차례 이름이 공개) 등을 꼽았다.
익명으로 보호될 것이라고 믿고 제보했던 조합원의 뒤통수를 치는 정보수집 활동은 감사관의 신뢰를 깎아 먹을 수 밖에 없다. 차라리 제보에 대해 어떻게 조치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 더욱 유익했을 것이다.
파주시장의 명령이었는지 모르겠으나 더 이상 감사관을 믿었던 조합원에 대한 배신은 없어야 할 것이다 라며 성명서를 냈다.
그렇다면 공무원들이 부당한 것에 대해 어느 공무원이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감사관의 이러한 행동은 시장에 대한 불신임을 비롯 이를 조사하고 따르는 감사관실에 대한 불신임 또한 배제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우리 노동조합에 조합원의 어려운 사례를 말씀해 주시면 익명성을 유지하고 부당함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노조)
이 말은 시정발전을 위한 제보를 한 것인데 차라리 노조에 제보를 하면 익명을 보호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고, 반대로 감사관에 제보를 하면 제보자의 실체가 노출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윤정기 감사관은 댓글을 통해 매월 첫 째주 월요일에 실시하는 청렴 공감의 날 운영하는 게시판에 올라온 글과 관련, 글 내용을 올리면서 관련자기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해당 글을 올리는 실수가 있었다.
그간 익명성에 대해 누차 강조해서 말씀드린 것은 글 제목에도 명시를 했던 것처럼 ‘익명제보 시스템’인 <헬프라인>의 익명성을 이야기했던 것이라며 오해 없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윤정기 감사관은 지난 8월 13일 “같은 달 4일 있었던 8월 ‘청렴 공감의 날’ 게시판에 여러분이 올린 글입니다. 새겨들을 만한 내용들이 제법 있습니다. 의미 없고 냉소적이며 귀차니즘에 가득찬 것도 있지만 무반응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게시글 모두를 공개합니다” 라며 건의사항 내용들을 공개했다.
당연지사 감사관은 고의적이지는 않았겠지만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고 조합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건강한 파주를 위해 앞으로 어떤 제보를 할 수 있는가에 의구심을 남긴체 감사관의 신뢰는 무너졌고 공직자의 배신자가 된 셈이다.
감사관은 파주시의 눈과 귀가 되는 최 시장의 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번 사태로 과연 파주시 조직이 건강할 수 있는가에도 의문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