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덕순 칼럼위원(前 임진초등학교 교장)
하늘을 날고 싶은 욕구의 실현으로 해외여행은 물론 우주여행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우주인들이 전하는 희망 메시지가 있다.
우주 과학자들 덕분에 대기권 밖 세계를 여행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한 사람의 일생은 생명의 눈을 뜸으로 시작하고, 그 눈을 감음으로 생을 마감하는 만고의 진리는 변함이 없다. 대자연의 섭리에 따라 만물이 소생하는 희망 가득한 계절에 가족과 이웃과 사회 구성원들 모두가 행복한 삶이 되기를 소망한다.
우리가 사는 오늘의 대한민국은 더 나은 삶을 꿈꾼 특별한 안목을 가진 앞선 세대의 땀과 눈물로 이루어낸 첨단과학 문명국이다. 지금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문화와 문명 유산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
어린이들은 달나라의 토끼가 떡방아를 찧는 동화를 읽고 하늘을 날고 우주에 가고 싶은 꿈을 꾼다. 그 꿈을 현실로 만든 사건은 1957년 10월 4일 소련에서 발사한 최초의 유인 우주선 스푸트니크 1호였다. 소련의 우주비행 성공으로 미국인들은 ‘스푸트니크 쇼크’라고 명명한 충격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우주 경쟁 시대가 촉발되어 1969년 7월 16일 아폴로 11호가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고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딛으므로 동화의 꿈을 이루었다.
나라가 주관하던 우주 산업이 개인 회사도 참여하는 우주여행 시대가 활짝 열렸다. 우리나라도 우주개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때 우주 철학자 프랭크 화이트가 전하는 ‘조망효과(Overview Effect)’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조망효과(Overview Effect)’는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볼 때 느끼는 심리적 변화로 광활한 우주에서 작고 푸른 행성 지구를 보며 아름다운 지구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국경, 인종, 종교를 넘어 인류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로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일깨운다.
중력을 벗어나 보지 못한 지구의 깡 촌놈이 우주 비행사들이 대기권 밖으로 나갈 때와 재진입할 때 겪는 상상 이상의 충격을 견디며 전하는 희망 메시지에 감사한다.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우주여행은 몸과 마음에 큰 변화를 겪는다. 3~6개월 머물 경우 근육량이 최대 30% 줄어들고, 뼈 골밀도는 매달 1%씩 감소한다. 살짝만 부딪쳐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지구의 열 배가 넘는 우주방사선에 노출되어 백내장이나 각종 암, 뇌 손상까지 겪을 수 있단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몸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려면 4년가량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도 “기회가 주어지면 또 우주에 가겠다”고 한다. 광막한 우주에서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지구를 보며 ‘조망효과(Overview Effect)’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은 우주에서 지구를 본 소감을 “우리가 서로 다투기에는 지구가 너무 작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고, 다른 우주인은 “출세나 물질적 소유 등 우주여행 이전에 가지고 있던 삶의 우선순위를 재설정하는 현상을 겪었다.
즉 판이한 통찰력·가치관·인생관을 깨달았다”고 전한다. “일상에서 겪는 알력·갈등부터 나라 사이의 국경분쟁에 이르기까지 모두 하찮고 사소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깨달음으로 더 관대해지고 더 포용적이 된다”고 전한다.
영국 우주 비행사 헬렌 샤먼은 “내가 소유하고 있거나 열망한 물질적인 것은 단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돌아오는 내내 지구에 사는 가족·친구·동료들 걱정만 되더라”고 했다. 두 차례 우주를 다녀온 캐나다 비행사 로버트 서스크는 “정치에는 관심 없다.
우주에서 바라보면 그런 것은 너무 사소하다”고 했다. “지구와 인류를 운명 공동체로 인식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보존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게 됐다”며 “한낱 부질없는 인위적 개념에 매몰돼 다투지 말라”고 설파한다. ‘조망효과’를 깨달은 우주인들은 누구든지 삶의 가치관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음을 알려준다.
사리사욕에 빠져 국가의 미래와 다음 세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귀다툼만 벌이는 정치꾼들과 그 동조자들의 생각이 확 바뀔 수 있겠다는 소망이 생긴다.
‘조망효과(Overview Effect)’를 깨닫는 비결은 우리가 어린 시절에 읽었고, 손자·손녀들이 지금도 읽고 있는 동화책에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童心)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인 동화책은 ‘조망효과’를 배울 절호의 기회이며 지혜로운 어른이 되는 결정적 단서이다.
다수의 동화책이 “아주 먼 옛날 누가 뭘 하면서 잘 살았어요”로 시작해서 “그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난다. 동화책에는 어린이가 어른으로 살아 갈 바른 마음, 옳은 생각, 마땅히 해야 할 행동과 책임의식은 물론 법과 규칙을 배우는 희망 메시지이다.
우주인들은 동화책을 뗀 분들이고 반칙과 변칙을 일삼는 사람답지 못한 어른들은 동화책을 떼지 못한 우물 안 개구리들이다.
동화책을 제대로 읽지 않고 위만 바라보는 사람들은 마땅히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부실한 사람들이다. 동화책을 떼지 못하고 눈을 감는다면 얼마나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인가?
우리가 사는 이 푸른 섬 지구는 우주에 단 하나뿐인 생명의 요람이고, 우리 모두는 단 한 번 사는 인생들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다음 세대와 셀 수 없는 종의 생명 파트너들로 화목한 삶을 살아야 한다. 생명의 섬 지구를 안전하게 유지할 그 소중한 사명을 깨닫는 순간 ‘조망효과’의 아름다운 삶이 펼쳐질 수 있다.